김병준 "단독패권 아닌 연정지지…친문에 시장중시 안보여"

입력 2017-03-23 10:16   수정 2017-03-23 1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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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준 "단독패권 아닌 연정지지…친문에 시장중시 안보여"

참여정부 靑정책실장 지낸 김병준, 친문패권 비판

"정치공장이 엉망이어서 다음 대통령도 실패할 것"

(서울=연합뉴스) 류미나 기자 = 김병준 국민대 교수는 23일 "권력구도가 아닌 책임구도를 개편해야 한다"면서 "개헌을 통해 책임을 나누는 방향으로 국정운영 체계가 변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이날 오전 서울의 한 호텔에서 열린 행복세상후원회 조찬포럼에서 '제왕적 대통령제'의 폐단을 지적하며 "정치하는 사람들이 책임을 지지 않기 때문이다. 책임을 지지 않는 세력들에게 책임을 부여하는 게 (우리가 나아가야 할) 길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책임을 나눠야만 우리 사회가 처한 문제를 제대로 보게 될 것이고 그렇게 되면 지금처럼 서로 죽으라고 분노장사를 하는 현상이 줄어들 것이며, 한국사회가 조선을 멸망시킨 패권정치나 세도정치가 아닌 문제를 제대로 직시하는 정치로 가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그러나 지금도 문제에 대해선 이야기하지 않고 '누가 이기냐 지냐'만 말한다. 그러면서 한쪽은 연정을, 한쪽은 단독 패권을 주장하는데, 저는 연정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김 교수의 이런 발언은 더불어민주당 내 이른바 '친문(친 문재인) 패권' 세력을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유력 대권 주자인 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는 대선 전 개헌에 부정적인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참여정부 청와대 정책실장을 지낸 김 교수는 강연 초반 '친문'과 '친노(친 노무현)의 차이에 대해 "옳고 그름 따지기 이전에 다름이 있다"면서 "노무현정부는 시장, 공동체 등을 국가만큼이나 중시했는데 친문 쪽에선 그런 게 별로 보이지 않는다"고도 말했다.

김 교수는 '망국의 역사와 오늘의 정치'를 주제로 한 이날 강연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과 박근혜 전 대통령을 언급하며 "실제로 모든 대통령이 한 사람도 성하지 못하고 다 추락하고 있다"고 거듭 말했다.

그는 "공장이 좋아야 좋은 제품이 나오는 법인데 우리는 정치공장 자체가 엉망이기 때문에 좋은 정책, 좋은 정치인, 좋은 담론이 생성될 수가 없다"며 "그 공장에 들어가서 어떤 형태로든 해보려던 사람이 엄청난 희생을 당하는 일이 반복되는 이유"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박 전 대통령이 탄핵당한 직후 한 기자로부터 전화를 받았다. 내가 박근혜 정부 출범할 때 실패할 거라고 말했는데 맞았다고 하길래, '다음 대통령도 실패할 것'이라고 말해줬다"고 덧붙였다.






minaryo@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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