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대 용의자 47년 만에 체포…가족, 지난해 "포기 없어" 천명
(시드니=연합뉴스) 김기성 특파원 = 3세의 아동을 납치해 살해한 혐의로 호주 60대 남성이 사건 발생 47년 만에 검거됐다.
호주 뉴사우스웨일스(NSW)주 경찰은 NSW 울릉공에서 1970년 발생한 3살 아동 체릴 그리머의 피랍 사건과 관련해 63살 남성을 체포했다고 호주 언론이 23일 보도했다.
이 남성은 22일 멜버른에서 체포됐으며 납치와 살인 혐의로 기소될 예정이다.
이 사건은 그동안 NSW주의 최장기 미제 사건 중 하나로 꼽혀왔다.
여자아이인 체릴은 당시 가족과 함께 울릉공의 해안가로 나들이를 갔다가 탈의실 밖에서 납치됐다.
비바람이 치자 엄마가 체릴의 큰오빠(7살) 등 남자형제 3명에게 샤워를 시킬 수 있도록 동생을 탈의실 쪽으로 데려가도록 한 직후였다.
사건 뒤 경찰은 대대적인 수사를 폈으나 체릴의 흔적을 찾는 데 실패했다.
영구 미제 사건으로 끌 날 수 있었던 이 사건은 지난해 12월 10대 한 명이 해안가 주변을 어슬렁거렸다는 새로운 목격자의 진술이 나오고, 경찰이 이에 적극적으로 대처하면서 전기가 마련됐다.
경찰은 올해 초에는 시드니 북쪽의 한 문제아 수용시설 직원이나 수용자 출신들에게 제보를 요청한 바 있어, 용의자는 수용시설과 관련이 있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체릴의 오빠 스티븐(52)은 지난해 12월 자신의 형제들은 동생을 찾는 일을 절대로 포기하지 않고 있다고 강조하는 등 사건 해결에 강한 의지를 보여왔다.
체릴의 부모는 딸에게 정확히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는 알지 못하고 세상을 떠났고, 울릉공 검시법원은 2011년 체릴이 사망한 것으로 결론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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