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주변에 적폐만 남을 지경"…개헌 동참 압박
(서울=연합뉴스) 류지복 김동현 배영경 기자 = 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 등 범보수 정당은 23일 더불어민주당의 경선 현장투표 유출 의혹을 고리로 민주당을 향해 맹공을 가했다.
노무현 정부 시절 뇌물 수수 의혹, 문 전 대표의 언론관 등을 집중적으로 공략하며 문재인 전 대표를 향해서도 파상공세를 이어갔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검찰 수사로 빚어진 수세적 국면을 벗어나기 위한 의도로도 여겨진다.
한국당 정우택 원내대표는 이날 민주당의 현장투표 유출 논란에 대해 "한 마디로 예고된 참사도 막지 못한 준비 안 된 세력"이라며 "후보자 간 손가락질만 난무하는 경선판이 진흙탕 속으로 빠지는 것은 결국 정권 담당 능력에 의문을 갖게 한다"고 비판했다.
그는 "민주당 경선이 '줄 세우기', '눈 가리고 아웅 식'인지는 익히 알고 있었지만, 이 정도일지는 몰랐다. 그 한심한 수준에 걱정이 앞선다"며 "위법행위라도 있다면 법적 책임도 엄중히 물어야 한다"고 철저한 검증을 촉구했다.
또 "문 전 대표가 MBC 토론회에서 보여준 노골적 반(反) 언론감정과 적개심은 충격적"이라며 "일련의 흐름은 문 전 대표가 집권하면 언론계 전체를 장악한다는 것을 백일하에 드러냈다"고 비판했다.
이어 "노무현 정권 때는 정권 차원의 언론탄압이 벌어진 언론 암흑기"라며 "문 전 대표는 방송 공공성을 근본적으로 훼손하는 발언을 취소하라"며 대국민 사과를 요구했다.
바른정당은 2003년 불법 대선자금 수사 때 민주당의 전신인 열린우리당이 불법 대선자금을 반납하겠다고 약속한 일까지 끄집어내 민주당을 공격했다.
이종구 정책위의장은 "당시 열린우리당은 불법 대선자금 113억 원을 정당보조금을 삭감해서라도 갚겠다고 약속했지만, 아직 한 푼도 안 갚았다"며 "민주당이 당사까지 구입했는데 이를 팔아서라도 약속을 지키는 것이 도리"라고 말했다.
김무성 의원도 "당시 노무현 대통령은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 불법 자금의 10%가 넘으면 사퇴하겠다고 약속했는데 10%를 넘었음에도 사퇴하지 않았다"며 "한나라당은 당시 시세 130억 원의 천안연수원을 국가에 헌납했지만 '노무현 정당'에서는 세비를 모아 갚겠다고 했으나 지금까지 지켜지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김성태 사무총장은 "문 전 대표가 연일 적폐청산을 외친다. 이렇게 가다가는 문 전 대표 주변에 온통 청산해야 할 폐습과 적폐만 남을 지경"이라며 "타자를 적폐로 선정하는 것은 정파주의적 착각이다. 적폐 기준이 자의적이거나 독선적이어선 안된다"고 몰아붙였다.
바른정당은 한국당, 국민의당과 추진하던 단일개헌안 발의가 사실상 무산된 것에 대해서도 민주당에 화살을 돌렸다.
국회 개헌특위 간사인 홍일표 의원은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민주당의 조기개헌 반대는 정략적"이라며 헌법 본문에 4년 중임제를 명문화하되 부칙에 헌법개정 시기를 못 박는 내용의 '원포인트' 개헌안을 정당 간 합의로 오는 30일 이전에 제출한 뒤 5·9 대선 때 개헌 국민투표를 함께 할 것을 호소했다.
jbryoo@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