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리는 불편하고 수익성은 떨어져 카드사 기피
(서울=연합뉴스) 박의래 기자 = 지난해 기프트카드로 불리는 선불카드의 사용액이 급감해 10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25일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8개 전업 카드사의 선불카드 사용액은 3천799억8천200만원으로 2015년(4천928억200만원) 대비 1천128억원(22.9%) 감소했다.
이는 2006년(2천961억1천800만원) 이후 가장 적은 액수다. 5년 전(1조5천674억4900만원)과 비교하면 4분의1 토막으로 쪼그라들었다.
선불카드는 2010년만 해도 사용액이 1조7천309억원에 이를 만큼 활발하게 쓰였다.
그러나 차츰 줄어들더니 2013년 1조원 아래로 떨어졌고 지난해는 3천억원대로 쪼그라든 상황이다.
선불카드 사용액이 줄어드는 것은 카드사 입장에서는 선불카드가 돈은 안 되고 관리하기는 귀찮은 '계륵'과 같은 상품으로 전락했기 때문이다.
소비자들은 선불카드를 사용하면 통상 남은 잔액은 환불받지 않고 버리는 경우가 많다.
그동안은 카드사가 연간 수십억원에 이르는 이런 낙전 수익을 챙길 수 있었다.
그러나 지난해 공정거래위원회가 최근 표준약관을 개정하면서 선불카드를 60% 이상만 쓰면 잔액을 현금으로 돌려주도록 해 미사용 잔액이 많이 줄었다.
또 개정된 여신전문금융업법에 따라 선불카드 미사용 잔액을 여신협회가 만든 사회공헌재단에 기부할 수 있게 돼 그만큼 수익을 기대하기 어렵게 됐다.
반면 관리는 까다롭다. 지난 2월에는 중국에서 활동하는 해커가 선불카드 정보를 사들인 뒤 이를 활용해 온라인몰에서 사용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고객들도 신용카드에 비해 분실 등에 신경을 덜 쓰다 보니 보안 사고의 우려가 더 크다.
또 한 번 발급 받으면 몇 년을 사용하는 신용카드와 달리 선불카드는 처음 발급받을 때 충전한 금액만큼만 사용하고 버리는 경우가 많다.
발급비용은 신용카드와 비슷한데 사용액은 작아 그만큼 비용 부담이 큰 것이다.
이 때문에 카드사는 선불카드 마케팅에 소극적이다. 은행계 카드사들은 지난해 선불카드 온라인 판매를 중지하기도 했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카드사 입장에서 수익성은 떨어지고 부담만 돼 선불카드 영업을 줄이고 있다"고 말했다.
[표] 전업 카드사 선불카드 사용액 추이
(단위: 백만원)
┌─────┬─────┬─────┬────┬────┬────┬────┐
│2010년│2011년│2012년│2013년 │2014년 │2015년 │2016년 │
├─────┼─────┼─────┼────┼────┼────┼────┤
│1,730,901 │1,567,449 │1,125,902 │831,546 │621,911 │492,802 │379,982 │
└─────┴─────┴─────┴────┴────┴────┴────┘
※ 자료: 금융감독원
laecorp@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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