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3년간 테러 기도 12회 차단…'외로운 늑대' 최대 위협으로

입력 2017-03-23 12:00   수정 2017-03-23 16:49

英, 3년간 테러 기도 12회 차단…'외로운 늑대' 최대 위협으로

(서울=연합뉴스) 권혜진 기자 = 영국 런던 한복판에서 22일(현지시간) 발생한 테러로 영국이 충격에 빠진 가운데 영국 언론은 이번 테러가 언제든 발생 가능한 일이었다고 보도했다.

아직 이번 테러의 배후가 밝혀지지는 않았으나 그동안 영국 국민을 겨냥한 테러 시도가 수차례 차단되는 등 테러 위험성이 지속 제기됐다는 점에서다.


◇ 英, 2013년 6월 이후 테러 시도 12회 포착해 차단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과 영국 일간 가디언 등에 따르면 영국 정보당국은 2013년 6월 이후 3년 동안 총 12차례 테러 시도 계획을 포착해 차단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사실은 영국의 해외정보 전담 기간인 MI6의 알렉스 영거 국장이 지난해 12월 런던에서 한 연설에서 "이슬람국가(ISIS) 내에서 외부공격을 계획하는 조직이 영국과 영국 동맹국에 대한 폭력 행사를 기획하고 있다"면서 그간 사전 차단된 시도가 12회나 있었다고 공개하면서 알려졌다.

이런 점에서 이번 런던테러는 영국 당국이 사전 차단에 실패한 13번째 시도로 볼 수 있다.

런던 경찰청의 대테러 담당 책임자인 마크 롤리 부청장이 이번 테러를 두고 "우리가 대비하면서도 일어나지 않기를 바란 날"이라고 말한 것도 이런 맥락이다.

영국의 국내 정보 전담 기관인 MI5의 앤드루 파커 국장이 지난해 11월 가디언과 인터뷰에서 "국내서 테러 공격이 일어날 것"이라며 이런 상황이 언제든지 일어날 수 있다는 사실을 경고한 적도 있다.

파커 국장은 "MI5에 몸담은 33년 중 최근 3년간 테러 기도가 가장 빈번하다"고도 말했다.

실제로 2012년 영국 법원이 런던증권거래소를 겨냥한 폭탄 테러를 모의한 남성 9명에 대해 유죄를 선고하는 등 영국 내에서 테러 모의가 얼마나 빈번한지를 보여주는 사건이 잇따랐다.

법원은 2013년에도 대규모 테러를 모의한 용의자 11명에 대해 징역형을 선고했다.

영국에서 테러는 2005년 7월 7일 런던 지하철 연쇄 폭탄 테러가 발생하기 전까지 과거 아일랜드공화군(IRA)과의 분쟁이 주요 원인이었다.

그러나 50여 명의 사상자를 낳은 7월 7일 테러는 이슬람 극단주의자가 배후라는 점에서 영국 테러사에 새로운 기록을 남겼다.


◇ 英 테러 예산 30% 증액…'외로운 늑대' 차단에는 역부족

영국 정부도 최근 테러 위협이 고조되는 것을 감지하고 테러 방지 노력을 기울여왔다.

7월 7일 테러 이후 3년 사이 영국의 대테러 및 정부 소집 관련 예산은 30% 증액됐다.

또 런던 경찰청은 지난해 화기를 다룰 수 있는 경찰 인력을 기존보다 3분의 1 이상 많은 2천800명까지 확대해 테러범의 무력 공격에 대응할 수 있도록 했다.

최근에는 파리 테러를 교훈 삼아 자살폭탄 테러범과 총기 테러범의 동시 다발적 공격에 대한 대처 역량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안보 예산 및 정보 인력을 확대하고, 국경 검문 강화하는 한편 해당 기관이 감시를 수행할 수 있도록 재량권을 확대하는 내용의 법안도 마련했다.

그러나 이런 노력도 소위 '외로운 늑대'로 불리는 자생적 테러리스트 공격을 차단하기는 역부족이라는 것이 안팎의 평가다.

최근 이런 '외로운 늑대' 공격은 각국의 안보 문제에 있어 최대 위협으로 부상했다.

알카에다 같은 단체가 주도하는 공격은 자금 추적을 통해 등을 통해 걸러낼 수 있지만 이런 개인적 행동은 예측이 어렵다는 점에서다.

이번 런던 테러를 주도한 인물도 사전에 영국 당국의 감시를 받지 않은 것으로 추정된다.

MI5는 자원부족 등의 문제로 가장 위험이 큰 인물에 대해서만 24시간 감시 체제를 가동하고 있다.

영국 정보기관 대표는 현재 내각 사무처, 이민국, 비상사태 대응 위원회인 '코브라' 등과 함께 배후 파악에 주력하고 있다.




lucid@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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