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신혼여행 1번지에서 '웨딩촬영 명소'로 각광

입력 2017-03-25 07:02  

제주도, 신혼여행 1번지에서 '웨딩촬영 명소'로 각광

여행 즐기며 결혼사진까지 '일석이조'

(제주=연합뉴스) 전지혜 기자 = 대구에 사는 직장인 김모(31·여)씨는 지난해 11월 결혼을 두달여 앞두고 당시 예비신랑과 함께 제주를 찾았다.





결혼 준비로 눈코 뜰 새 없이 바쁠 시기에 제주를 찾은 건 결혼을 앞두고 여행을 즐길 겸 아름다운 가을 제주의 풍광을 배경으로 평생 간직할 결혼사진을 찍기 위해서였다.

촬영은 제주에 사는 김씨의 친구가 맡았다. 인위적인 연출이 가미된 사진보다는 진솔한 모습을 사진에 담고자 했기 때문에 전문 작가가 아닌 친구에게 부탁했다.

촬영용 의상은 인터넷으로 10만원대 하얀 원피스를 구입했고, 부케는 친구를 통해 공수했다.

촬영지는 숙소 근처의 너른 벌판과 아기자기하게 꾸며진 서귀포의 한 관광지를 선택했다.

이 테마공원에는 감귤밭, 녹차밭, 연못을 비롯해 피크닉 용품과 작은 몽골 텐트, 손팻말 등이 소품으로 배치돼있어서 별다른 준비 없이도 다양한 장면을 연출할 수 있었다.

전문 작가에게 맡긴 것보다는 실력이 떨어졌지만 편안한 분위기에서 자연스러운 장면을 연출할 수 있었고, 촬영시간이 고생스럽기보다는 즐거운 추억이 됐다.

비용도 친구에게 준 수고비, 밥값, 차량 기름값, 헤어샵 비용 정도만 들어 비교적 저렴하게 했다.

김씨는 "예비신랑과 아름다운 가을 제주를 즐기고 싶고 마침 웨딩촬영도 해야 할 때여서 제주를 찾았다"며 "모바일 청첩장이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린 사진을 본 친구들로부터 촬영지가 어디냐는 질문이 쇄도했다"고 말했다.





국내 최고의 신혼여행지로 꼽히는 제주도가 이처럼 최근에는 웨딩촬영 명소로도 주목받고 있다.

제주의 산, 오름, 숲, 바다, 올레길, 곶자왈 등 다양하고 아름다운 자연환경 어디든 사진의 배경이 될 수 있다.

연예인이나 유명인도 결혼을 앞두고 웨딩화보나 스냅 촬영을 위해 제주를 찾는 일이 많아지고 있다.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으로 중국 정부가 한국 관광을 금지하기 전까지는 중국인 예비부부들도 여행을 즐길 겸 웨딩촬영하러 제주를 많이 찾기도 했다.






맑은 날에는 백사장과 검은 현무암, 푸른 하늘이 비쳐 에메랄드빛을 띠는 바다가 어우러진 해안이 촬영지로 인기를 끈다.

제주시 동부의 함덕서우봉해변, 김녕∼월정∼세화 해안, 제주시 서부의 애월 해안, 협재·금능해변 등이 예쁜 바다색을 자랑한다.

숲의 고요하고 웅장한 분위기도 웨딩사진에 잘 어울린다.

제주시 절물자연휴양림에는 웨딩촬영하려는 예비 신혼부부들의 발길이 잇따르고 있다.

곧게 뻗은 삼나무 숲 사이로 따사로운 햇살이 살짝 드는 모습은 굳이 소품이 필요 없는 훌륭한 배경이 된다. 초록의 자연 속에서 하얀 웨딩드레스가 더욱 눈부시게 빛난다.

절물자연휴양림 관계자는 "주말마다 예비 신혼부부로 숲이 북적이는 등 신혼여행, 웨딩촬영, 태교 여행지로 주목받고 있다"며 "배경이 워낙 아름답기 때문에 삼각대와 카메라만 있으면 멋진 작품사진을 남길 수 있다"고 전했다.

절물 인근의 사려니숲길과 '한국의 아름다운 길 100선'에 선정된 사려니숲길 앞 '비자림로'의 울창한 삼나무숲도 웨딩촬영지로 인기가 많다.







계절꽃이 가득한 꽃밭도 훌륭한 배경이 된다.

유채꽃축제의 주 무대인 서귀포시 표선면 녹산로 일대는 4월이면 유채꽃과 벚꽃이 한데 어우러져 분홍·노란색으로 물든다.

벚꽃, 해바라기, 수국, 코스모스 등을 심어놓는 향파두리 항몽유적지도 웨딩촬영지로 인기를 끌고 있다.

가을 제주를 표현할 수 있는 장소로는 곶자왈 생태환경과 대규모의 돌 작품, 전통초가, 주변 오름이 어우러진 돌문화공원과 억새 물결이 장관을 이루는 산굼부리 등이 있다.

겨울에는 하얀 눈 속에서 더욱 선명한 색을 내는 동백꽃을 배경 삼을 수 있는 위미리 동백나무 군락지가 인기가 많다.

이밖에 홍가시나무길, 녹차밭, 이시돌목장의 테쉬폰, 제주시 마방목지를 비롯해 그리스신화박물관, 에코랜드, 휴애리, 노리매 등의 사설관광지도 웨딩촬영 명소로 꼽힌다.







'셀프 촬영'을 한다면 제주 곳곳을 여행하다가 한눈에 들어오는 곳이 있으면 바로 삼각대를 세워 촬영하는 것도 즐거움이 될 수 있다.

실제로 농어촌 마을의 돌담이나 좁은 골목길, 샛노란 감귤이 주렁주렁 열린 귤밭, 중산간 도로 등에서 발길을 멈춰 웨딩촬영하는 커플들이 종종 보인다.

다만 관광지가 아닌 목장지, 숲, 밭은 대부분 사유지이기 때문에 함부로 출입하는 건 금물이다. 웨딩촬영지로 인기가 많던 삼다수목장의 경우 잦은 무단출입으로 각종 피해가 발생해 목장조합 측에서 출입금지 조치를 하는 등 지역 주민들에게 피해를 준 사례가 여럿 있다.

애월초 더럭분교장 등 아기자기하고 예쁜 시골 작은 학교에서 촬영할 때는 수업에 방해되지 않도록 학교 개방시간을 지켜 출입해야 한다.

업체를 선정할 때는 미리 작품을 살펴보고 취향에 맞는 작가를 선택하는 것이 좋다. 작가마다 자신만의 '촬영 포인트'를 갖고 있는 데다가 사진 느낌도 다르고, 비용도 50만∼100만원대 안팎으로 천차만별이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제주에 야외 웨딩촬영을 하는 스튜디오와 사진작가가 눈에 띄게 늘어났고 드레스와 각종 소품을 저렴하게 대여할 수 있는 가게도 여럿 생겼다.

웨딩촬영 등을 전문으로 하는 제주시의 한 스튜디오 관계자는 "블로그나 SNS에 올라온 샘플 사진을 보고 마음에 드는 업체 3∼5곳을 골라서 가격대와 날짜를 알아보는 것이 좋으며, 메이크업·드레스샵과의 연계 할인 등의 혜택이 있는 업체도 있기 때문에 발품을 팔아야 후회하지 않을 선택을 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atoz@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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