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수습 학생 위한 시낭송회 진행 중 세월호 인양 '우연의 일치'
(안산=연합뉴스) 강진욱 기자 = 세월호가 올라올 줄 미리 알았을까?
416기억저장소가 매주 개최해온 시낭송회에서 4명의 단원고 미수습 학생을 추모하는 행사를 진행 중인 가운데 세월호가 인양돼 '의미있는 우연의 일치'라는 지적이 나온다.
세월호 참사로 희생된 단원고등학교 학생과 선생님들을 추모하는 416기억저장소는 지난해 9월부터 매주 금요일마다 희생 학생과 교사들을 추모하는 시낭송회를 열어왔다.
매주 8∼10명씩, 시신이 수습된 학생 246명과 교사들에 대한 추모 행사를 3월 둘째 금요일인 지난 10일로 모두 마쳤다.
미수습 단원고 교사 2명의 추모 행사도 다른 희생 교사들과 함께 이미 마쳤고, 지난 주부터는 미수습 학생 4명에 대한 시낭송회가 시작됐다.
스물 다섯번째 금요일인 지난 17일은 '은화의 날'이었고, 24일은 '다윤이의 날', 31일은 '현철이의 날', 다음 달 7일은 '영인이의 날'이다.
'길을 따라, 아이들 봄꽃으로 피어나다'라는 주제로 매주 미수습 학생 한 명에 대한 시를 낭송하고 강연을 듣는 순서의 행사에 맞춰 세월호가 3년만에 물 위로 떠오른 것이다.
416기억저장소 큐레이터 김나영 씨는 "세월호 인양과 무관하게 지난해 가을 문화제를 시작했는데, 어떻게 하다 보니 세월호가 인양되는 시점에 미수습 학생들만을 위한 시낭송회가 열리게 됐다"며 "시낭송회가 끝나는 4월 첫째 주까지 모든 작업이 마무리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416기억저장소는 미수습 학생 조은화, 허다윤, 남현철, 박영인 4명에 대한 시낭송회 작품들을 모아 책으로 펴낼 예정이다.
시신이 수습된 학생과 선생님들에 대한 이야기는 '짧은, 그리고 영원한'이라는 제목의 약전 11권으로 묶여 이미 책으로 나왔다.
경기도교육청과 약전작가단이 만든 이 책 1∼10권은 단원고 2학년 10개 반 학생들에 대한 이야기이고, 제11권은 교사 11명에 대한 것이다.
지금까지 시낭송회에 참여한 이들은 도종환 더불어민주당 의원·안도현·박일환·조영옥·김진경(이상 시인), 김탁환·박민규·송언(이상 작가) 등이며, 노래극단 희망새, 극단 걸판, 노무현 전 대통령 추모제에서 노래를 불렀던 백자, 이지상, 이수진 씨, 416기억저장소 운영위원인 정봉주 전 의원 등이 강연이나 공연에 나섰다.
정 전 의원은 내달 7일 '영인이의 날 - 세월호 7시간의 진실'을 주제로 강연할 예정이며, 7개월에 걸친 시낭송회를 마감하는 내달 14일에는 김탁환 씨가 '거짓말이다'라는 주제로 특강한다.
416기억저장소는 참사 3주기에 맞춰 안산만화가협회 회원들이 그린 만화와 안산여성문학회 회원들이 쓴 시를 함께 전시하는 행사를 준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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