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속자들·브뤼셀의 두 남자
(서울=연합뉴스) 김계연 기자 = ▲ 메르타 할머니, 라스베이거스로 가다 = 스웨덴 작가 카타리나 잉엘만순드베리의 '메르타 할머니' 시리즈 두 번째 이야기.
전편에서 요양소 대신 감옥을 택한 노인 강도단이 이번엔 세계에서 가장 화려한 도시 라스베이거스로 향한다. 카지노를 털어 노인과 청소년들을 돕고 문화시설도 늘리겠다는 계획은 성공할 수 있을까. 메르타·천재·안나그레타·갈퀴·스티나, 합계 나이 500살에 가까운 백발 강도단의 유쾌한 모험담 곳곳에는 현대사회에 대한 비판이 숨겨져 있다.
"사실 건강보험 체계가 얼마나 엉망진창인지 알게 되면 우리가 하는 일이 결코 작은 일이 아니라는 생각을 할 수 있어. 의료만이 아니야. 솔직히 말하면 현재는, 자기 삶은 각자가 알아서 챙겨야 돼. 옛날처럼 다른 사람 생각할 여유가 없는 거야. 만일 이 상황이 개선되지 않으면, 많은 사람들이 낮에도 일하고 밤에도 일을 해야 돼."
열린책들. 정장진 옮김. 544쪽. 1만4천800원.
▲ 상속자들 = 1983년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영국 작가 윌리엄 골딩(1911∼1993)이 1955년 발표한 소설.
네안데르탈인과 호모 사피엔스의 비극적 조우를 그렸다. 정신적·육체적으로 우월하고 교활하기까지 한 호모 사피엔스는 절박한 상황에서도 서로를 돌보던 네안데르탈인 공동체를 파멸시킨다. 네안데르탈인의 시선으로 호모 사피엔스를 바라보며 인간의 어두운 본성을 탐구한다.
안지현 서울대 영문과 교수는 "우리가 '상속자들'이라면 무엇을 상속받을 것인가라는 문제가 남는 셈인데, 결국에 독자들은 인간이 잔악한 '새로운 사람'들의 특징뿐 아니라 네안데르탈인의 순진무구함도 상속받았다는 점을 깨닫게 된다"고 말했다.
민음사. 안지현 옮김. 296쪽. 1만2천원.
▲ 브뤼셀의 두 남자 = 프랑스 작가 에릭 엠마뉴엘 슈미트의 단편 5편을 묶은 소설집.
주느비에브 그르니에 부인은 여든 살이 되던 해에 장이라는 생면부지의 남자에게 엄청난 재산을 물려받는다. 부인은 장의 행적을 뒤쫓으며 수수께끼를 풀어간다. 55년 전 부인이 성당에서 남편과 결혼식을 할 때, 브뤼셀 최고의 보석상인 장과 왕립극단 조명기사 로랑도 성당 뒤편에서 단둘이 예식을 올렸다.
작가는 장과 로랑의 동성애를 통해 변함없고 자유로운 사랑의 가능성을 탐색한다. 5편의 소설은 모두 사랑이 주제다. 베토벤을 소재로 한 에세이 '살해당한 베토벤을 위하여'도 함께 번역됐다.
열림원. 최정수 옮김. 360쪽. 1만3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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