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박상현 기자 = 다작으로 유명한 강준만 전북대 신문방송학과 교수가 본업으로 돌아와 언론학 책을 출간했다. 중요한 커뮤니케이션 이론을 뽑아 정리한 '소통의 무기'(개마고원 펴냄)다.
이 책은 전문적인 지식을 딱딱하게 서술한 전형적인 학술서는 아니지만, 강 교수가 자주 내놓는 교양서도 아니다. 일반인도 알기 쉽게 쓴 언론학 입문서로, 저널리즘 이론, 정보와 지식, 비교와 인정 등 14개 장에 95개 이론을 나눠 실었다.
예컨대 저자는 '왜 한국 정치를 바람의 정치라고 하는가'라는 질문을 던진 뒤 노엘레 노이만이 제시한 '침묵의 나선 이론'에서 답을 찾는다. 이 이론에 따르면 사람은 다수 의견에 동조할 경우 적극적으로 이야기하지만, 소수 의견을 지지하면 침묵을 지킨다.
또 '7가지' 습관을 외치는 책이 유독 많은 까닭은 미국 하버드대 교수였던 조지 밀러가 1956년 발표한 논문 '마법의 숫자 7±2'를 통해 밝힌다. 밀러 교수는 이 논문에서 인간의 두뇌는 한 번에 5∼9개의 정보만 정확하게 기억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인터넷이 사회통합에 기여하기보다는 계층간 차이를 확대한다는 영국 조셉론트리재단의 연구 결과를 소개하고, 온라인 속에서 사람들이 분열로 치닫는 현상인 '사이버 발칸화'가 일어나고 있다고 지적한다.
특이한 점은 각각의 이론을 설명한 뒤 참고가 될 만한 논문 목록을 실었다는 것이다. 저자는 "논문을 완전히 이해하지 못한다 해도 상당 부분은 이해할 수 있으며, 최근 연구 동향이 어떠한지를 아는 것만으로도 큰 공부가 된다"고 말한다.
강 교수는 맺음말에서 한국 사회의 소통 부재가 심각한 상황에 이르렀다고 비판한다. 우리나라에서는 사람들이 지도자의 소통 능력을 문제 삼는 일에는 익숙하지만, 정작 다른 의견을 존중하고 포용하는 데는 관심이 없다는 것이다.
그는 승자독식주의, 초강력 중앙집권주의, 서열주의, 지도자 추종주의, 극단주의가 우리 사회의 소통을 가로막는 요인이라고 지적한 뒤 "매사를 '옳고 그르다'로 판단하지 말고 타협과 화합을 중시해야 소통이 이뤄질 것"이라고 조언한다.
800쪽. 2만8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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