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먼지 10㎍ 증가하면 파킨슨병 입원 위험 1.6배↑
서울대 보건대학원 연구팀, 한국인 100만명 빅데이터 분석결과
(서울=연합뉴스) 김길원 기자 = 파킨슨병을 앓고 있다면 요즘처럼 미세먼지 등으로 대기오염이 심한 날에는 외출하지 않는 게 좋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이런 날에 외출하면 병이 갑자기 심해져 응급실을 찾을 위험이 커진다는 분석이다
서울대 보건대학원 김호 교수팀은 국민건강보험공단이 공개한 12년치(2002∼2013년) 표본 코호트(역학) 자료를 바탕으로 한국인 100만명의 질병 빅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24일 밝혔다.
이 연구결과는 온라인 국제학술지 '사이언티픽 리포트'(Scientific Reports)에 지난 16일 발표됐다.
연구팀은 조사 기간에 파킨슨병을 앓고 있는 환자들이 갑자기 응급실을 찾은 사례만 뽑아 입원 당일을 포함한 8일간의 대기오염 농도를 살폈다. 분석 대상 대기오염물질은 미세먼지(PM2.5), 이산화질소(NO2), 이산화황(SO2), 오존(O3), 일산화탄소(CO) 5가지였다.
이 결과 파킨슨병 외에 다른 질환이 없는 환자들의 경우 단기간의 대기오염 악화로 증상이 심해져 응급실을 찾은 경우가 77건으로 파악됐다. 치매, 당뇨병, 뇌경색 등의 합병증을 동반한 파킨슨병 환자들은 이런 사례가 314건으로 더 많았다.
각 대기오염물질의 농도 증가에 따른 파킨슨병 악화 위험도는 이산화질소가 가장 심했다. 이산화질소가 10ppb 증가하면 파킨슨병 환자의 입원 위험도는 2.4배 높아지는 것으로 평가됐다.
미세먼지는 1㎥당 10㎍씩 늘어날 때마다 입원 위험도가 1.6배 상승했다. 이산화황과 일산화탄소도 1ppb 증가하면 입원 위험도가 각각 1.6배, 2.3배로 치솟았다. 오존은 농도가 0.1ppm 증가하면 입원 위험도를 1.5배 높이는 요인이었다.
파킨슨병 악화와 대기오염 간 상관성이 확인된 환자 중에는 65세 이상 고령자들이 많았다. 이 중에서도 75세 이상 노인이 53%로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가 대기오염물질에 장기간이 아닌 단 며칠만 노출돼도 파킨슨병 환자들에게는 치명적일 수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호 교수는 "대기오염물질은 호흡기계 질환과 심혈관계 질환, 당뇨병을 악화시킬 뿐만 아니라 중추신경계를 포함한 인체의 다양한 신체기관에 악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추정된다"면서 "파킨슨병 등의 신경계 질환을 앓고 있다면 대기오염 농도가 높은 날에는 외출을 삼가는 게 최선의 대책"이라고 권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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