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현주 동북아역사재단 사무총장 페이스북서 주장
"국장급도 안되는 美관리가 대선후보 만나며 휘젓고 다녀"
(서울=연합뉴스) 이상현 기자 = 고위 외교관 출신인 동북아역사재단 이현주 사무총장이 조셉 윤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와 대선 주자들의 회동을 공개적으로 비판하고 나서 논란이 되고 있다.
이 사무총장은 지난 22일 페이스북에 게재한 글에서 "미국이 아무리 세계 최강국이고 동맹국이라고 해도 우리 외교부의 국장급도 안되는 관리가 아무리 당선 가능성이 없는 후보라고 해도 대선후보들을 만나며 휘젓고 다녔다"며 "우리의 슬픈 현실"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이건 반미냐 친미냐의 얘기가 아니다"라며 "나라의 품격에 관한 것"이라고 썼다.
이 사무총장은 또 "그 대선 후보들 중에 대통령에 당선되는 사람은 당선된 다음날 한국 주재 소위 4강 대사들을 자랑스럽게 만나고, 당선자 특사를 보낸다고 난리를 피울 것"이라며 "최근 두 대통령 당선자가 그랬다. (하지만) 참고로 이 세상에서 그렇게 하는 나라는 없다"고 덧붙였다.
이 사무총장은 외시 13회로 주중국 공사, 외교부 국제안보대사, 주 오사카 총영사 등을 역임했다.
앞서 지난 20일 한국을 방문한 윤 특별대표는 21일 더불어민주당 대선주자 안희정 충남지사와 바른정당 주자인 유승민 의원과 면담하고 22일에는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 캠프 관계자인 조병제 전 주말레이시아대사와 서훈 전 국가정보원 3차장을 면담했다.
1985년 외교관 생활을 시작한 한국계인 윤 특별대표는 미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담당 수석 부차관보, 말레이시아 대사를 역임한 외교 전문가다. 지난해 10월 성 김 특별대표의 후임으로 특별대표로 선임됐다.
장관-부장관-차관-차관보로 구성되는 미국 연방정부 직급상 부차관보는 일반적으로 우리의 국장급인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랜드연구소의 장부승 박사는 페이스북에 이 사무총장 발언에 공감을 표하며 "국무부에서 부차관보급인 윤 대표는 우리로 치면 부국장"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윤 대표가 말레이시아 대사를 역임했고 한국측 카운터파트인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이 차관급 직위인 점 등을 고려하면 '국장급도 안되는 관리'로 평가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는 지적도 있다.
한 외교 전문가는 "말레이시아 대사를 역임하고 한반도 문제 주요 플레이어로 활동하는 인물이 정치지도자를 만나는 것을 무리라고 보기 어렵다"며 "실제 바로 위 직급인 동아태차관보는 각국 지도자와도 직접 연결되는 자리"라고 설명했다.
hapyr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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