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피아 희생자 유가족 "희생자 고통 모욕하는 것" 반발
(로마=연합뉴스) 현윤경 특파원 = 마피아의 근거지로 악명높은 이탈리아 시칠리아에 마피아 관광 상품이 등장해 논란을 빚고 있다. 현지 당국과 마피아 희생자 유족은 이 같은 상품이 조직 범죄를 미화하고 있다며 반발하고 있다.
23일 이탈리아 일간 라 레푸블리카에 따르면 시칠리아 섬 트라파니의 한 여행사는 마피아 박물관을 방문하고, 마피아 두목들이 살았던 집을 둘러보는 것을 포함한 반 나절 또는 하루 상품을 내놓았다.
이 상품을 이용하는 관광객은 영화 '대부'의 배경으로 유명세를 탄 시칠리아 마을 코를레오네를 비롯해 마피아 두목으로 악명을 떨친 토토 리이나, 메테오 메시나 데나로 등이 살았던 지역에 들른 뒤 마피아를 취재해온 이탈리아 기자와 대화를 나누고, 고기 완자가 가미된 파스타 한 접시를 먹게 된다.
마피아 검거에 앞장서다 1992년 마피아에 의해 암살당한 조반니 팔코네 검사의 누이인 마리아 팔코네는 "이런 관광은 희생자들의 고통에 대한 모욕이자 마피아 문화를 근절하기 위해 힘쓰는 사람들에게 면박을 주는 행위"라고 분노했다.
여행사 측은 비난이 일자 "마피아 관광은 마피아에 대한 경각심을 불러일으킨다는 점에서 본질적으로 '반(反) 마피아 여행'"이라고 반박했다.
하지만 비토 다미아노 트라파니 시장은 여행사의 이 같은 주장에도 불구하고 마피아 관광을 선전하는 웹사이트를 닫을 것을 여행사 측에 요구했다.
다미아노 시장은 "이런 상품을 선보이는 것은 정신 나간 짓으로 도시 전체에 대한 도발"이라고 말했다.
ykhyun1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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