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연합뉴스) 신지홍 특파원 = 미국 정보기관이 도널드 트럼프 인수위에 대한 정보를 수집해 전파했다는 '놀라운' 조사결과를 하원 정보위 의원들과 공유하지 않고 트럼프 대통령에게 먼저 보고한 데빈 누네스(캘리포니아) 정보위원장이 23일(현지시간) 결국 고개를 숙였다.
누네스 위원장은 이날 민주당은 물론 공화당 일부 의원들에게도 이러한 사실을 미리 보고하지 않은 채 전날 트럼프 대통령에게 보고한 뒤 깜짝 발표를 한 자신의 행위를 사과했다.
누네스 위원장은 전날 "정보기관들이 트럼프 인수위 소속 인사들의 정보를 수집한 사실을 확인했다"며 "새 정부 인사의 상세한 정보가 보고서에 담겨 광범위하게 전파됐다"고 발표했다.
러시아의 지난해 미 대선 개입과 트럼프 캠프와의 내통 의혹, 트럼프 캠프에 대한 버락 오바마 정권의 사찰 주장 등을 조사하는 하원 정보위의 수장이 이러한 돌발 발표를 한 것을 두고 즉각 논란이 일었다.
낸시 펠로시(캘리포니아) 민주당 하원 원내대표는 이날 "누네스 위원장은 미국 대통령의 꼭두각시가 됨으로써 위원회가 그의 리더십 아래에서는 공정한 조사를 할 방법이 없음을 매우 분명하게 보여줬다"며 사실상 위원장직 사퇴를 촉구했다.
또 "누네스 위원장의 러시아 해킹과 트럼프 캠프에 관한 사찰 가능성에 관한 위원회의 조사에서 나온 새로운 정보를 위원회에 보고하지 않고 언론과 대통령에게 가져간 것은 정보위원장으로서 책임의 범위 밖에서 행동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민주당 정보위 간사인 애덤 쉬프(캘리포니아) 의원도 ABC방송에 나와 누네스 위원장의 돌발 발표 등에 "허를 찔려 어리둥절하다"며 "누네스 위원장은 트럼프 정부의 대리인을 하거나, 정보위원장을 하거나 하나만 하라. 둘 다 할 수 없다"고 성토했다.
앞서 누네스 위원장은 전날에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먼저 보고한 자신의 행동에 대해 "내가 본 정보는 러시아 수사와는 무관했다"며 "대통령은 이들 정보보고가 있음을 알아야 하며, 나는 대통령에게 알릴 의무가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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