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우호적 정책 지속땐 멕시코에 포퓰리즘 정권 들어설 것"
(서울=연합뉴스) 문정식 기자 = 미국이 멕시코와의 자유무역협정을 폐기하는 것은 중국에 큰 선물을 안겨주는 셈이라고 로런스 서머스 전미 재무장관이 24일 주장했다.
금융 회의에 참석차 멕시코의 휴양도시 아카풀코를 방문한 서머스 전 장관은 이날 블룸버그 TV와 인터뷰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캐나다, 멕시코가 참여하는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폐기를 공약한 것과 관련, 이같은 입장을 피력했다.
서머스 전 장관은 "미국이 NAFTA에서 탈퇴하는 것보다 우리가 중국에 줄 수 있는 더 큰 전략적, 경제적 선물은 없다"고 밝히면서 "이는 북미 지역의 생산 능률과 효율의 저하를 의미하는 것으로, 중국을 위시한 아시아에 큰 횡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서머스 장관은 멕시코가 대선을 앞두고 있는 점에 언급, 멕시코를 상대로 비우호적인 정책을 지속하는 것은 베네수엘라의 전 대통령 우고 차베스(2013년 사망)의 포퓰리즘 노선을 따르는 대통령의 당선을 초래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추진하는 NAFTA 재협상 일정은 멕시코의 대선과 겹쳐 있다. 재협상이 이뤄진다면 이에 따른 불확실성이 직접적으로 멕시코 경제, 그리고 정치 판도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
엔리케 페냐 니에토 현 대통령은 헌법상 재선에 도전할 수 없는 가운데 집권 여당은 야권 후보의 득세로 내년 7월 실시될 선거에서 정권 재창출이 불투명한 상황이다.
반면에 포퓰리스트인 야당 대선 후보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는 여론 조사에서 대권 도전 가능성이 있는 잠재적 후보들을 모조리 앞서고 있다.
서머스 장관은 "미국이 멕시코에 적대적인 방향에 머물게 된다면 멕시코에서 베네수엘라 우고 차베스의 노선을 따르는 정부가 등장할 가능성도 예상해 볼 수 있다"고 말하고 "우리가 실제로 NAFTA를 폐기한다면 중국이 우리 지역에 큰 교두보를 구축할 위험성에 처하게 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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