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현직 구청장·시의원 15명 입당…"대선 결과 따라 판도 변화 예고"
(부산=연합뉴스) 이종민 기자 = 조기 대선을 앞두고 부산지역 전통 보수층 인사들의 더불어민주당 입당이 러시를 이루면서 향후 부산 정치지형의 판도가 바뀔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민주당행 스타트를 끊은 이는 정경진 전 부산시 행정부시장이다.
지난해 12월 퇴임한 그는 지난 19일 발족한 문재인 부산경선 캠프의 공동선대위원장을 맡았다.
그의 문 캠프행은 여러모로 의미가 있다. 그동안 민주당행을 택한 인사 중 부산에서는 최고위급인데다 재직 시절 '존경받는 간부공무원'으로 내리 3년간 1위를 차지할 정도로 신망이 두터워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그의 뒤를 따를 인사들이 잇따를 수 있기 때문이다.
문 캠프 상임선대위원장을 맡은 오거돈 전 해양수산부 장관의 민주당 캠프행은 부산정가에서 적지 않은 관심을 끈다. 내년 지방선거에서 부산시장 후보로 나설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이들에 이어 노기태 부산 강서구청장, 박한재 전 동구청장, 최찬기 전 동래구청장 등 전·현직 구청장 3명이 지난 23일 더불어민주당에 입당했다.
노 강서구청장의 경우 현직 기초단체장으로 자유한국당을 탈당해 민주당에 입당한 첫 사례다.
오는 27일에는 전직 부산시의회 의원 12명이 문재인 전 대표에 대한 지지를 선언하고 조만간 입당 절차를 밟을 예정이다.
이영(4대 전반기 의장·영도), 김유환(3, 4, 5대·기장), 김수근(6대·기장), 김종대(5대·서구), 신상해(5대·사상구), 이동윤(5, 6대·해운대구), 이산하(5, 6대·남구), 전윤애(5대·비례), 전일수(5, 6대·동래구), 정대욱(2, 3대·사상구), 최영남(5대·금정구), 최형욱(5, 6대·동구) 등이다.
자유한국당 소속 현직 시의원 2∼3명도 현재 민주당 입당을 타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의 민주당행은 여러가지 배경이 있겠지만 그 속내에는 내년 전국동시 지방선거를 염두에 둔 것이란 게 부산지역 정가의 분석이다.
오 전 해양수산부 장관은 그동안 3차례 부산시장 선거에서 고배를 마신 터라 내년 지방선거에 마지막 희망을 걸고 있다는 게 주변 인사들의 전언이다.
정 전 부산시 부시장은 부산진구청장을 노리고 있다는 얘기가 나오고 부산시장 경선에도 뛰어들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지금의 여론 추세가 그대로 이어지면 사상 처음으로 민주당 소속 시장이 탄생할 수 있고 16개 구·군 가운데 민주당 소속 단체장이 상당수 나올 수도 있을 것이란 성급한 분석도 나온다.
전·현직 부산시의원의 입당으로 시의회는 전체 의석 47석 가운데 내년 선거에서 사상 처음으로 민주당 지역구 후보가 당선될 가능성이 엿보인다.
박영강 동의대 지방자치연구소장은 24일 "대선에서 민주당 후보가 당선되면 부산지역 정치에도 큰 변화를 몰고 올 것"이라며 "이제는 부산에서 새누리당(지금의 자유한국당) 일당 체제는 유지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 소장은 "지금의 민심은 박근혜 탄핵 정국에서 다져졌기 때문에 과거 열린우리당이 열풍을 일으켰다가 꺼질 때와는 다른 것"이라며 "그런 의미에서 대선과 내년 지방선거를 거치면 부산의 정치 지형도는 크게 바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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