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과반' vs 安·李 '의미있는 2등'…호남총력전(종합)

입력 2017-03-24 18:21   수정 2017-03-24 20:22

文 '과반' vs 安·李 '의미있는 2등'…호남총력전(종합)

27일 호남 결과에 판세 요동칠 듯…세 주자 '화력집중'

文 "과반 목표" 安 "역전하면 좋고 최대한 격차 좁혀야" 李 "최소한 35%"

(서울·광주=연합뉴스) 임형섭 서혜림 기자 =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경선의 명운을 가를 호남 순회경선일이 코앞으로 다가오면서 주자들도 텃밭민심 챙기기에 화력을 집중하고 있다.

선두를 달리는 문재인 전 대표 측에서는 호남에서 과반을 뛰어넘는 압도적인 지지를 받아 사실상 승기를 굳히겠다는 각오로 전력을 쏟고 있다.

반대로 안희정 충남지사나 이재명 성남시장은 야권의 심장부에서 문 전 대표를 역전하거나 최소한 '의미 있는 2등'을 확보해 바람을 일으켜 결선투표까지 끌고 가겠다는 생각이다.

◇ 27일 결전의 날…주자들, 호남에 '총동원령' = 민주당 주자들은 호남 순회경선일인 27일이 사실상 이번 대선 경선에서 가장 중요한 '결전의 날'이 될 수 있다고 보고 캠프의 모든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문 전 대표의 경우 이날 오전 광주시의회에서 캠프 본부장단 및 주요 인사들이 참여하는 회의를 열었다.

송영길 총괄본부장은 "호남 경선이 우리당 경선을 좌우한다는 마음으로 열심히 하겠다. 문 전 대표도 호남과 연정하는 자세로 하겠다고 했다"고 강조했다.

박광온 캠프 미디어본부장은 회의 후 기자들을 만나 "캠프 인사들이 호남을 돌아다니며 차별 없는 인사를 하겠다는 점이나 문 전 대표의 안보관을 열심히 설명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문 전 대표는 여전히 정책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문 전 대표는 이날 인터넷에 통신사 콜센터 현장실습 여고생 사망사건과 관련, 감정 노동자 보호 의무를 사업주에 부과하는 '감정노동자 보호법'을 제정하겠다고 약속했다.

안 지사 역시 전날 광주 빛고을 체육관에서 열린 '더좋은 민주주의 포럼' 전국네트워크 발대식이 지역 민심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보고, 기세를 몰아 호남 민심을 흡수하겠다는 각오다.

이재명 성남시장 역시 이날 기아자동차 광주공장을 방문해 노조와 간담회를 했다. 자신의 '트레이드 마크'인 선명성을 앞세워 텃밭민심을 끌어안겠다는 전략이다.

세 주자는 25일 충청지역 토론회 참석을 위해 잠시 호남을 떠나지만, 곧바로 다시 호남에 돌아올 계획이다. 다만, 당장 27일부터는 충청지역 ARS 투표도 시작되는 충청 일정도 소화해야 해서 조율에 애를 먹는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25일 충청 토론회가 충북지역에만 송출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26일 대전에서 추가로 토론회를 하는 방안에 대해서도 후보자들 간 논의 중이다.

◇ 文 "호남 과반으로 게임 끝낸다" vs "安·李 "텃밭 바람으로 결선투표" = 승부처인 호남 순회투표를 앞둔 캠프의 셈법은 제각각이다.

우선 문 전 대표 측은 호남에서 압도적 과반 득표로 1위를 차지, 이후 전국 순회경선에서 이변 없이 대세론을 몰고 가면서 1차 경선에서 과반 득표를 해 2차 경선을 치르지 않은 채 승리하겠다는 계획이다.

문 전 대표 측 대변인 김경수 의원은 광주시의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압도적 지지가 있어야 수많은 개혁과제를 원활하게 수행할 수 있다"며 "호남 유권자들에게 이런 점을 설명하며 압도적 지지를 호소하겠다"고 말했다.

반대로 안 지사와 이 시장 입장에서는 적어도 문 전 대표가 호남에서 과반을 득표하는 것을 저지하는 것이 지상과제다.

특히 이들은 이날 발표된 갤럽(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 여론조사에서 문 전 대표의 호남 지지율은 지난주보다 14%포인트 하락한 것에 주목하고 있다.

자신들이 '의미있는 2위'를 차지해 경선에서 바람을 이어가겠다는 것이다.

안 지사 측 관계자는 여의도의 한 카페에서 이날 간담회를 열고서 "문 전 대표 대세론의 붕괴로 호남에서 확실한 정권교체 가능 후보가 누구인지 고민하기 시작했다"며 "이런 민심의 파도가 안 지사의 승리로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도 "문 전 대표의 과반을 막는 것이 먼저고, 격차도 최대한 좁혀야 한다"며 "숫자상으로는 문 전 대표가 이겨도, 내용상으로는 안 지사가 이겼다는 평가를 받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 시장 측에서는 호남에서 안 지사가 아닌 이 시장이 2위를 한다면 단숨에 바람을 탈 수 있다고 기대하고 있다.

이 시장 측 정성호 의원은 호남의 득표 기대치에 대해 "최소한 35%다. 지금 추세대로라면 그 이상도 가능할 것"이라며 "이 시장 지지자들의 열성은 다른 주자와 비교가 되지 않는다. 호남에서 대역전의 전기가 만들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체 투표율에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투표참여 인원이 많으면 안 지사 측이, 적으면 이 시장 측이 유리할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안 지사 측 관계자는 "200만 선거인단이 몰릴 정도로 열기가 뜨겁다. '조직력의 힘'이 희석되면서 여론조사에서 우세한 안 지사가 유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이 시장 측은 "지금 예상대로라면 투표율 60% 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며 "투표 참여 인원이 110~120만명 정도라면 이 시장의 적극적 지지층이 빛을 발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hysup@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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