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중전 지존' F-15 실전서 성능 입증, F-16에 AESA 레이더 장착
임무ㆍ성능 놓고 이견도 만만찮아, 2020년 이후부터 가시화 전망
(서울=연합뉴스) 김선한 기자 = 미국이 취역한 지 30년이 훌쩍 넘은 F-15C/D '이글' 전투기를 퇴역시키는 대신 F-16 '파이팅 팰컨' 전투기 현대화 작업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나섰다.
미군 기관지 성조지, 에어포스 타임스 등 미언론은 미 공군이 공중전 주력 전투기로 사용해온 236대의 F-15C/D 전투기를 퇴역시키고 이 과정에서 절감되는 돈으로 F-16 전투기에 최대 탐지거리가 360㎞인 고성능 다기능위상배열(AESA) 레이더를 장착하는 등 성능을 높이는 방안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기 시작했다고 2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F-15C/D는 1979년부터 양산된 후 1980년대에 공군에 본격적으로 보급된 기종으로 현재는 주 방위군이 대부분을 운영 중이다. 스콧 라이스 주 방위군 공군 사령관(중장)과 스콧 웨스트 공군 참모차장 겸 작전국장(소장) 등 고위 관계자들은 22일 하원 군사위원회 청문회에 참석, 오는 2020년 예산연도 이후 F-15C/D 기종을 퇴역시키는 방안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라이스 참모차장은 구체적인 퇴역 시기는 밝힐 단계가 아니라면서도 "공군 예산을 최대한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방안을 논의 중인 것은 사실"이라고 밝히고 F-15C/D의 퇴역과 F-16의 개량작업 가능성을 시사했다.
또 퇴역 과정에서 발생하는 인력을 F-16기 쪽으로 이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미 공군이 운영 중인 F-16 대수는 모두 949대다.
라이스는 F-15C/D 퇴역에 따른 전력 공백을 F-16이 메꿀 수 있을 것이라면서도 퇴역에 따른 비용 절감 추산액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그러나 이에 대한 의회 차원의 반발도 만만찮다. 공중전 전문인 F-15C/D 기종만큼 F-16이 성능을 발휘할 수 있느냐는 게 반발의 핵심이다.
전투기 조종사 출신인 마사 맥샐리 의원은 "스텔스기인 F-22 랩터가 취역하기 이전까지 공중전 분야의 최강자는 F-15C기였다"며, "다목적용 전투기인 F-16도 훌륭하지만, F-15C만큼 공중전에서 기량을 발휘하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F-15C/D는 AIM-9 사이드와인더와 AIM-120 암람 공대공 미사일 8발을 장착하는 반면 F-16은 공대공 미사일을 이나 공대지 미사일을 최대 6발만 탑재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M-61 A1 20㎜ 발칸 포탄 수에서도 F-15C/D는 940발을 탑재하지만, F-16은 500발밖에 탑재하지 못한다고 전문가들은 설명했다. 미 공군은 대변인을 통해 F-15C/D의 퇴역과 이에 따른 F-16 현대화는 아직 구체화한 것이 없다고 공식 확인했다.
전문가들은 F-15C/D의 퇴역과 F-16의 현대화에 앞서 철저한 종합검토 작업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더글러스 맥도널드(이후 보잉에 합병)가 제작한 F-15C는 실전에서 뛰어난 성능을 입증했다.
최고 속도가 마하 2.5인 F-15C가 공중전에서 거둔 첫 전과는 1984년 7월에 나왔다. 사우디아라비아 공군 소속 F-15C 두 대가 근접해온 이란 공군의 F-4 '팬텀' 전투기 두 대를 격추하면서 주목을 받았다.
1991년 걸프전에서도 F-15C는 이라크군의 MIG-29 전투기 두 대와 '미라주' 전투기 세 대 등 모두 5대를 격추했다. 이어 1999년 유고 코소보 내전에서도 정찰비행에 나선 F-15C 한 대가 접근해오는 세르비아군 소속 MIG-29기 두 대를 격추하는 등 성능을 입증했다.
한편 일본은 1976년 9월 당시 소련 극동군 소속 MIG-25 '폭스트롯' 전투기가 레이더망을 뚫고 일본에 망명하는 데 충격을 받아 면허생산 방식으로 모두 213대의 F-15 CJ/DJ 기종을 생산해 배치했다.
한국은 성능을 개량한 F-15K '슬램 이글' 기종을 운영 중이다.
sh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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