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김수진 기자 = 독일 브란덴부르크 문, 프랑스 에펠탑, 이스라엘 텔아비브 청사….
23일(현지시간) 세계 각지 랜드마크에서 런던 차량 테러 희생자를 추모하고 연대를 표하는 '유니언잭(영국 국기) 물결'이 이어졌다고 영국 일간 데일리 텔레그래프 등이 보도했다.
독일은 수도 베를린의 대표적 명소인 브란덴부르크 문에 조명을 비춰 영국 국기를 표시했다.
독일의 상징과도 같은 브란덴부르크 문에 이웃 나라의 국기를 내걸어 강력한 연대 의지를 드러낸 것이다.
지중해 건너 이스라엘에도 대형 영국 국기가 등장했다.
텔아비브 시는 런던 차량 테러가 발생한 날 밤 시청 건물 한 면을 흰색, 붉은색, 파란색 조명으로 장식해 영국 국기를 표시했다. 건물의 다른 면은 이스라엘 국기로 장식했다.
최근 이슬람 극단주의 세력의 집중 타깃이 돼 온 프랑스는 자정에 파리 에펠탑의 조명을 끔으로써 추모 물결에 동참했다.
안 이달고 파리 시장은 희생자들에게 애도와 연대를 표하기 위해 이같이 결정했다고 밝혔다.
프랑스는 최근 몇 년 새 자국에서 잇따른 테러 공격으로 수백 명이 희생됐으며, 이번 런던 차량 테러에서도 수학여행을 떠난 프랑스 학생 3명이 다쳤다.
국제기구도 영국의 주도로 추모 물결에 동참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보리스 존슨 영국 외무장관의 제안으로 회의 시작에 앞서 1분간 묵념하며 런던 차량 테러 희생자를 애도했다.
또한 트위터, 페이스북 등 소셜미디어에서는 '프레이포런던(PrayforLondon)' 해시태그가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하지만 이 같은 추모 물결이 더 큰 참사가 매일 되풀이되고 있음에도 관심을 받지 못하는 지역에 소외감을 부르고 있다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중동이나 북아프리카에서 초대형 테러로 수백 명이 숨질 때는 외면하다가 유독 서방에서 테러가 발생할 때만 추모 분위기가 형성되는 불편한 사실 때문이다.
실제 런던에서 테러가 발생한 날 이라크 모술에서는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IS)가 부비트랩을 터뜨려 최소 100명의 민간인이 숨졌지만 이를 안타까워하는 목소리는 상대적으로 작았다.
앞서 프랑스 파리·니스, 벨기에 브뤼셀, 독일 베를린, 미국 올랜도 등 서방 주요국에서 테러가 발생했을 때는 주요 조형물이나 소셜미디어 프로필 사진을 피해 국가의 국기로 장식하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이라크나 아프가니스탄, 터키 등 다른 국가가 공격을 받았을 때는 그런 분위기가 뒤따르지 않았다. '프레이포모술'(PrayforMosul) 같은 해시태그도 목격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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