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 시설물 위주 난개발·환경훼손 우려 목소리도 커
(광양=연합뉴스) 김재선 기자 = 전남 광양시가 도심의 명물인 성황동 구봉산에 3천억원대의 관광문화 벨트 구축 사업을 추진하고 있지만 실현 가능성에 의구심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놀이시설 등 전국적으로 인기를 끄는 온갖 관광 시설을 건립하는 것에 개발계획의 초점이 맞춰져 난개발과 환경훼손 우려도 있다.
25일 광양시에 따르면 지역의 여러 관광자원을 구봉산 중심으로 연계하는 문화관광벨트로 조성하고자 '약속의 공간 조성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최근 마무리된 용역 결과 이 사업에는 시비 66억원, 국비 662억원 등 민자를 포함해 모두 2천998억원 규모의 예산이 들어간다.
대표적인 사업으로 스카이 로드, 청소년수련관, 어린이테마파크, 상상공원, 출렁다리, 놀이테마파크, 모노레일, 케이블카, 산악보도 현수교, 봉수대 복원, 전망대 설치, 문화랜드 등 갖가지 관광 시설이 모두 포함돼 있다.
이들 사업은 2018년까지 단기 사업, 2020년까지 중기 사업, 2023년까지 장기 사업으로 나뉘어 있다.
사업비의 3분의 2에 달하는 2천억원 이상을 민간투자로 충당하며, 놀이테마파크 사업에만 1천20억원이 소요될 예정이다.
광양시의 이같은 개발계획에 대해 구봉산을 이런 방식으로 개발해도 되는지에 대한 우려가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나오고 있다.
구봉산은 정상에 오르면 사방이 확 트여 멀게는 지리산 천왕봉에서 가깝게는 백운산 자락이 병풍처럼 펼쳐져 빼어난 풍광을 자랑한다.
여수·남해·순천을 품에 안은 광양만과 광양항, 광양제철소 등이 한눈에 들어오는 데다 일출과 일몰을 동시에 감상할 수 있는 천혜의 자연조건으로 시민의 사랑을 받고 있다.
구봉산의 이같은 장점을 무시하고 개발계획이 지나치게 놀이시설 건축물 위주로 사업이 짜여 있어 난개발과 환경훼손을 걱정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또 각 시설의 조화도 맞지 않는데다 3천억원에 달하는 재원 마련도 불투명하다는 지적이다.
이 때문에 사업을 시작하기도 전에 실현 가능성에 의구심을 표하는 시각이 적지 않다.
시민단체의 한 관계자는 "구봉산 개발 계획을 보면 전국 유명시설을 모두 갖다 놓겠다는 것으로 독창성이 없고 경쟁력도 한계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그대로 진행한다면 지나친 환경훼손을 우려할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고 지적했다.
최근 열린 용역 보고회 이후 광양시 내부 회의에서도 각종 시설 건축에 따른 난개발, 수익성, 독창성 부실 등의 우려가 제기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광양시는 사업 추진 과정에서 현실성을 따져 사업 내용을 조정할 것이란 입장이다.
광양시 관계자는 "장기적으로 광양시의 관광여건을 개선하는 사업으로 무엇보다 중요한 민간자본 유치에 총력을 기울일 방침"이라고 말했다.
kjs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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