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지역이면 시너지 높다" 삼성重 우회언급
"올해 반드시 흑자…못하면 물러나겠다"
(서울=연합뉴스) 김연정 기자 = 정성립 대우조선해양[042660] 사장은 24일 현대중공업·삼성중공업·대우조선의 조선 '빅3'를 '빅2' 체제로 개편하는 정부 방안에 동의하면서 "빅2 체제를 염두에 두고 경영을 하겠다"고 밝혔다.
어느 회사와 합쳐야 한다고 보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는 "상식적으로야 같은 지역에 있으면 더 시너지가 높다"고 답변해 삼성중공업[010140]을 연상시켰다.
정 사장은 정부의 2조9천억원 신규 자금 추가 지원 결정과 관련해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같이 밝혔다.
정 사장은 '빅2' 체제 개편에 대해 "지금 조선 캐파가 상당히 많아 우리나라도 궁극적으로 빅3보다 빅2 체제로 가는 게 국가산업 경쟁력 면에서 맞다"며 "대우조선을 작지만 단단한 회사로 만든 뒤 국가적, 경제적 차원에서 선택할 여지를 갖고 빅2 체제로 가는 게 맞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회사의 주인이 필요하다는 데 전 임직원, 노조가 동의하고 있고, 조만간 주인이 생겨야 한다"고 강조하면서 "주인 찾기와 빅2 체제 전환은 맥락이 같다"고 부연했다.
정 사장은 "올해는 반드시, 충분히 흑자를 낼 것"이라고 거듭 밝혔다.
그는 "추가 지원은 한 푼도 더 받지 않겠다고 말씀드렸지만 부끄럽게도 그 약속을 지키지 못했다. 매우 송구스럽다"며 "마지막 기회라는 생각으로 노사가 함께 뼈를 깎는 심정으로 자구노력을 이행하고 흑자전환시켜 국민 기대에 부응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만약 금년에도 흑자전환을 못했다고 하면 제 능력의 한계를 인정하고 당연히 물러나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1조 원이 걸려있는 앙골라 소난골의 드릴십 2척의 인도지연 문제는 "(해결을 위해) 착실히 한 걸음씩 나아간다"고 밝혔다.
정 사장은 "4월에 운영사 후보 2개사 중 한 곳이 확정될 예정이며 용선할 오일메이저는 7월에 확정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다만 파이낸싱 협상은 소난골과 우리 채권단 입장이 한 발짝도 변한 게 없어 걱정되는데, 오일메이저와 용선계약까지 다 되면 파이낸싱도 속도를 내지 않을까 기대한다"고 말했다.
정 사장은 국민연금 등 일부 채권단이 정부 채무조정안에 반대 입장을 밝힌 데 대해선 "가능한 모든 자료를 갖고 설득할 것이며 방법은 정공법뿐"이라고 밝혔다.
그는 "향후 채권자들을 만나 회사의 미래를 설명하고 조정안에 대해 설득할 것"이라며 "사채권자의 30%인 개별투자자의 경우는 사채권자 집회가 공고되면 콜센터를 개설하고 직접 다 만나서 개별적 동의를 얻겠다"고 말했다.
이어 "올해 9월 이후 대우조선이 재상장되면 출자전환한 주식의 (이익) 회수도 빨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정 사장은 대우조선의 수주 영업에 대해선 "올해 유동성 지원이 이뤄지고 부채비율 300% 정도로 내려가면 충분히 경쟁입찰에서도 경쟁력 있는 대응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는 "선박은 LNG, 컨테이너, VLCC는 세계 제일의 경쟁력을 갖고 있다"며 "상선은 올해 목표인 30억 달러 수주에 문제없다"고 자신했다.
또 "만약 수주절벽이 계속돼 도저히 수주가 안 되면, 물량을 채우기 위한 저가수주는 절대 해선 안 되고, 정리해고를 하고 독(선거)을 더 팔 것"이라고 말했다.
정 사장은 부실 원인으로 지목된 '해양플랜트'와 관련 "올해 5월까지 주요 프로젝트가 모두 인도될 예정으로 리스크 요인이 정리되고 있다"고 말했다.
2.9조의 추가 지원에 따른 추가 자구계획이 마련되지 않은 데 대해선 "3차에 걸쳐 5.7조 원까지 자구계획 규모가 늘어나 더이상 매각할 게 남아 있지 않다"며 "인건비 절감을 위한 인적 자구계획을 노조와 협의해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루마니아 조선소 매각은 유럽계 다국적 조선소와 1년간 협상한 끝에 다음 달 MOU를 체결한다고 밝혔다.
금융위가 현 경영진에게 분식회계 혐의로 제재를 가한 데 대해선 "불합리하다"면서도 행정소송 제기는 "내부 입장 정리가 안 됐다"고 말했다.
이 밖에 정 사장은 현대중공업[009540], 삼성중공업을 겨냥, "경쟁사들이 저희를 저가수주 경쟁의 주범으로 몰아가서 억울하다"면서 "(경쟁사의 비판은) 대우조선이 '빅2' 체제로 가면 없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정 사장은 프리패키지드플랜(P플랜)으로 가도 과거 STX[011810]의 사례로 볼 때 수주해둔 선박의 계약취소가 일어나지 않을 수 있다는 지적에는 "그렇지 않다"며 "대우조선은 용선된 곳도 없고 비싼 계약을 체결한 배를 상당히 갖고 있는데 P플랜으로 가면 상당히 (계약취소가) 우려된다"고 말했다.
yjkim8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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