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러 北대사관 "美강경정책으로 6자회담 못열려"…러에 중재요청

입력 2017-03-24 17:16  

주러 北대사관 "美강경정책으로 6자회담 못열려"…러에 중재요청

현지 언론 상대 브리핑…"한·미연합훈련, 핵재앙 초래할 수도"

(모스크바=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 북한이 미국의 대북 강경 정책 때문에 6자회담이 열리지 못하고 있다며 미국 책임론을 주장하고 나섰다.

리아노보스티 통신에 따르면 러시아 주재 북한 대사관의 김정규 참사는 23일(현지시간) 현지 언론을 상대로 한 브리핑에서 "미국은 우리와 대화하길 원치 않는다"며 "예전에는 6자회담이 진행됐고 일정한 성과를 냈었다"고 주장했다.

북한이 6자회담 재개를 희망하지만, 미국이 대화에 응하지 않아 불가능하다는 주장이었다.

이 같은 북한 측 발언은 최근 들어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가 잇따라 북한에 대한 강경 방침을 천명하는 가운데 북한이 미국과의 대화를 모색하고 있다는 일부 관측과 궤를 같이하는 것이어서 주목된다.

그는 "우리는 러시아가 한반도 핵 문제를 객관적이고 공정하게 보길 바란다"면서 "한반도 정세가 악화하고 있는 상황에서 러시아가 미국에 군사활동을 중단하고 역내 긴장 완화에 기여하도록 요구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러시아의 적극적 중재 노력을 요청했다.

김 참사는 그러면서도 미국의 대북 강경 정책에는 단호히 대응하겠다는 의지도 밝혔다.

그는 "미국이 고의로 한반도 긴장을 고조시키면서 우리를 질식시키려 하고 있다. 우리는 미국의 적대 정책에 단호히 맞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미 연합훈련에 대해서도 강도 높게 비난했다.

김 참사는 "한·미 연합훈련이 핵잠수함, 전략핵폭격기 등을 포함해 다양한 종류의 전략무기들을 동원해 이루어지고 있다"면서 "훈련에서 북조선에 대한 핵선제타격 계획도 점검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한·미 연합훈련은 한반도와 동북아를 핵 재앙으로 몰고 갈 수 있는 가장 노골적 핵전쟁 연습"이라고 비난하면서 "북조선의 탄도미사일 발사는 자기방어를 위한 대응 조치"라고 주장했다.

이날 김 참사의 브리핑은 앞서 지난 16일 김형준 모스크바 주재 북한 대사가 역시 현지 언론을 상대로 브리핑을 하면서 미국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의 한국 배치와 한·미 연합훈련 등을 강하게 비판한 데 뒤이은 것이다.

북한 외교 공관의 잇따른 언론 홍보전은 강도 높은 한·미 연합훈련 및 사드 배치 등의 군사적 압박과 지난주 렉스 틸러슨 미 국무장관의 일본, 한국, 중국 연쇄 방문과 같은 외교적 압박에 대응해 자국에 우호적인 러시아의 지원을 끌어내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cjyou@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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