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연합뉴스) 강영두 특파원 = 트럼프 행정부의 '반(反)이민' 정책으로 미국 전역에 불법체류자 검거 바람이 거세게 일고 있다.
미 CNN방송은 24일(현지시간) 연방 이민세관단속국(ICE)이 이른바 '피난처 도시'에서 불법체류자 단속을 한층 강화하기로 했다고 당국자를 인용해 보도했다.
피난처 도시란 불법 이민자를 추방·구금하는 대신 보호하는 지방자치단체를 말한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달 25일 행정명령을 통해 피난처 도시에 대한 연방정부의 재정 지원을 중단하겠고 밝혔지만, 지금도 미국에는 뉴욕과 로스앤젤레스, 샌프란시스코, 오스틴 등 300여 곳의 피난처 도시가 있다.
지방 정부들이 재정적 불이익에도 불구하고 트럼프 정부의 반이민 정책에 협력하지 않고 이민자 보호를 지속하자, 이민국은 경찰처럼 '급습'을 통해 불법체류자들을 체포하고 있다.
그러나 이민국 요원들이 밤낮과 장소를 가리지 않고 불법체류자 검거에 나서면서 피난처 도시들의 불만은 고조되고 있다.
미 캘리포니아 주 대법원은 지난 16일 연방 법무부와 국토안보부에 이민국 요원들의 '법원 스토킹'을 자제하라고 경고 서한을 보냈다.
캘리포니아 대법원의 이 같은 서한 발송은 최근 이민국 요원 4명이 패서디나 법원 청사의 법정 밖 복도에서 불법체류자 남성을 급습해 체포한 것과 무관치 않다고 로스앤젤레스 타임스(LAT)는 전했다.
이민국은 피난처 도시에서 급습 방식으로 불법 이민자를 체포함으로써 지방 사법당국의 협력을 압박하고 있다고 CNN은 전했다.
텍사스 주 오스틴의 치안판사 앤드루 오스틴은 방송 인터뷰에서 "지난달부터 오스틴에서 이민국의 급습이 이뤄지고 있는 것은 보안관이 ICE와 협력을 제한하도록 한 결정에 대한 보복"이라며 "금주 초 회동을 했으나 보안관과 이민국 담당자 간 불화가 계속됐다"고 말했다.
앞서 이민국은 이달 초 로스앤젤레스와 애틀랜타, 시카고, 뉴욕 등 주요 대도시를 포함한 9개 주(州)에서 동시다발로 불법체류자에 대한 대규모 단속에 나서 수백 명을 체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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