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험인양에서 반잠수선 거치까지 숨죽인 4일간의 '드라마'

입력 2017-03-25 05:32   수정 2017-03-25 08:51

시험인양에서 반잠수선 거치까지 숨죽인 4일간의 '드라마'

내내 밤샘, 소조기 넘긴 작업끝에 인양 성공

"미수습자 가족 품에 돌아올 때까지 기다림은 계속"

(진도=연합뉴스) 손상원 기자 = 3년간 차가운 바닷속에 가라앉았던 세월호가 온전히 수면 위로 떠오른 과정은 한 편의 드라마처럼 극적이었다.

세월호 부양·이동상황을 활자와 영상으로 지켜본 국민은 3년 전 참사의 아픔이 조금이나마 아물게 되기를 바라며 세월호의 '미터 단위' 움직임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인양 프로젝트' 돌입 시점은 애초 4월 5일로 점쳐졌지만 앞선 소조기인 22∼24일로 앞당겨졌다.

해양수산부와 인양업체 상하이 샐비지는 22일 오전 10시 세월호 시험인양에 들어가 오후 3시 30분 해저에 박혀있던 선체를 1m 들어 올렸다.

본인양 시도 여부로 관심이 옮긴 가운데 해수부는 선체 균형을 맞추는 작업을 거쳐 같은 날 오후 8시 50분께 본인양을 시작했다.

초반 인양이 시간당 3m 안팎으로 들어 올리는 속도로 진행되면서 세월호는 점차 수면과의 거리를 좁혀갔다.

본인양 7시간 만인 23일 오전 3시 45분에는 세월호 구조물인 스태빌라이저가 물 위에서 육안으로 관측됐다. 세월호가 침몰 1천73일째 일부나마 다시 물 밖으로 모습을 드러낸 순간이었다.

서서히 바다 위로 올라온 세월호 선체는 부식돼 얼룩덜룩 변해있었고 긁힌 흔적과 해저에서 켜켜이 쌓인 부유물로 어지러웠다.






단원고 학생 조은화 양의 어머니 이금희 씨는 "우리 아이가 저렇게 지저분한 데 있었구나. 불쌍해서, 추워서 어떡하나 하는 생각에 억장이 무너졌다"며 가슴을 쳤다.

망가진 모습을 드러낸 세월호는 이후 인양과정에서 투정이라도 하듯 악재를 쏟아냈다.

해저 면으로부터 24.4m, 물 밖 2.4m가량 선체가 올라온 상태에서 인양 작업은 잠시 멈춰 섰다.

잭킹바지선에 돌출해 있는 '슈트'라는 도르래 장치가 세월호와 강하게 접촉한 것으로 확인됐기 때문이다.

접촉 해결을 위한 지장물 해소와 인양 작업이 병행돼 세월호는 목표치인 수면 위 13m에 3m 모자란 10m까지 올라왔지만, 이번에는 좌측 선미 램프 문제가 돌출했다.

해수부는 램프가 열린 채로는 세월호를 목포 신항까지 싣고 갈 반잠수식 선박에 싣기 어렵다고 보고 잠수부를 동원해 밤샘 수중 절단 작업으로 램프를 제거했다.

인양 작업이 가능한 소조기 마지막 날인 24일 오전에서야 램프 제거와 '13m 부양'이 완료됐으나 반잠수선으로 이동하는 작업이 조류 탓으로 지체되면서 다시 애를 태웠다.

오후 2시 출발한다던 세월호는 오후 4시 55분에야 반잠수선으로 향해 양측 잭킹바지선에 고박된 채 예인선에 끌려 3년 만에 침몰 지점을 벗어났다.

세월호는 3㎞ 떨어진 반잠수선 인근까지 가는 데 3시간 35분이 걸려 오후 8시 30분에야 도착했다.

소조기에서 중조기로 바뀌는 순간이자 작업이 가능한 시간으로 여겨진 자정까지 불과 3시간 30분을 남겨둔 상황이었다.

시간과의 싸움 속에 인양 성패가 갈리는 마지막 작업에 국민의 눈과 귀는 집중됐다.

어업지도선에 올라탄 미수습자 가족도 먼발치서 반잠수선 선적 상황을 초조하게 지켜봤다.

자정이 지나 25일까지 이어진 밤샘작업 끝에 오전 4시 10분 드디어 세월호가 반잠수선에 정확히 자리를 잡자 작업 현장의 환호는 새벽 바다의 정적을 갈랐다.






미수습자 조은화 양의 아버지 조남성씨는 "세월호가 수면으로 올라오는 걸 얼마나 기다렸는데, 분명 반가운 일"이라면서도 "앞으로도 날씨, 기술 등 변수가 많을 것이다. 배 안에 있을 9명 미수습자 모두 가족에게 돌아올 때까지 기다림은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sangwon710@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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