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前대통령, 통합위·청년위·문화융성위·통일준비위 등 신설
(서울=연합뉴스) 강병철 기자 = 박근혜 전 대통령이 최순실 게이트 파문으로 탄핵당하면서 박 전 대통령이 재임 중 만든 대통령 소속 위원회 직원들이 불투명한 미래 때문에 노심초사하고 있다.
5월 9일 대선으로 새로운 정부가 출범하면 이른바 '박근혜 지우기' 차원에서 기존 대통령 소속 위원회도 구조조정을 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박 전 대통령은 임기 첫 해인 2013년 대통령 소속으로 국민대통합위원회와 청년위원회, 문화융성위원회 등 3곳을 대통령령으로 신설했다.
이에 앞서 이명박 전 정부 때 대통령 소속으로 있었던 18개 위원회 중 지역발전위원회만 남기고 나머지는 폐지하거나 총리실 직속으로 격하했다.
박 전 대통령이 만든 위원회 중 대통합위는 대선 공약인 '국민 통합'을 실현하기 위해 만들었다. 또 청년위원회는 청년 창업·취업, 청년과의 소통 활성화 등을 위해 만든 조직으로 대통령직 인수위 때부터 신설이 예고돼 있었다.
박 전 대통령의 국정기조 중 하나인 문화융성을 실현하기 위한 문화융성위의 경우에는 2013년 4월 박 전 대통령이 구상을 밝힌 뒤 현실화됐다.
박 전 대통령은 또 2014년 신년 기자회견에서 '통일 대박론'을 제시했으며 이를 구체화하기 위해 통일준비위원회를 대통령 소속 위원회로 새로 만들었다.
이들 위원회의 경우 대체로 비상근인 위원장·위원 외에 사무조직도 두고 있다. 가령 통합위에서는 60여명, 청년위는 40여명 정도의 근무자가 위원회 실무를 보고 있다.
청와대와 마찬가지도 대통령 소속 위원회도 정부 부처에서 파견된 '늘공(늘 공무원의 줄임말)'과 '어공(어쩌다 공무원의 줄임말)'이 같이 근무하고 있다.
이 가운데 전문임기제공무원인 어공이 가장 큰 위기의식을 느끼고 있다. 박 전 대통령이 임기를 채웠을 경우 내년 2월까지는 자리가 유지될 수 있었는데 탄핵으로 인해 불확실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위원회의 존치 여부가 불투명하면서 계약기간 만료를 앞둔 직원들의 계약 연장 문제도 애매해진 상황이다. 전문직 임기제공무원의 경우 대부분 올 5월 31일로 2년 계약이 종료되고 이에 따라 3~4월에는 이 계약이 연장돼야 올해 예산이 반영된 사업을 진행하는데 아직 별다른 움직임이 없다고 한 대통령 소속 위원회 직원이 전했다.
이 직원은 26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이미 올해 사업·인건비 예산은 다 잡혀 있는 상황이고 평시라면 지금쯤 계약 문제도 정리됐을 시점인데 상황이 유동적이다 보니 모든 게 애매해진 것 같다"고 말했다.
'늘공' 역시 공무원 신분은 보장되지만, 인사 시즌까지는 다음 자리를 받기 어렵다는 점에서 불안감을 느끼고 있다고 한다.
위원회 내부에서는 박 전 대통령이 만들기는 했지만, 위원회가 필요한 기능을 하는 만큼 그런 맥락에서 위원회 존치 문제를 결정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다.
한 위원회 관계자는 "통합이나 청년 문제, 통일, 문화융성 등은 국가적 과제"라면서 "그런 점에서 이름·조직이 어떻게 바뀌든 위원회의 기능은 다음 정부에서도 계속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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