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 '퍼펙트 스톰'이 불어닥쳐…네트워크 외교 필요"
(서울=연합뉴스) 이상현 기자 = 충분한 대북 억지력 확보를 위해 국방예산을 한시적으로 증액, 긴급 재원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는 외교전문가 주장이 나왔다.
윤덕민 국립외교원장은 25일 홈페이지에 게재한 '퍼펙트 스톰의 한국 외교:스마트 네트워크 외교'라는 글에서 "신뢰할 수 있는 (북핵) 억지력을 위해서는 균형 있는 공수(攻守)의 조합이 필요하다"며 "이를 위해 현재 GDP 대비 2.4%인 국방예산을 한시적이라도 GDP 0.2% 정도 증액해 긴급 재원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한국의 한 해 GDP는 1조4천억 달러 수준으로 0.2%는 28억 달러(한화 약 3조원) 규모다.
윤 원장은 "현실화하는 북한의 핵 위협에 대처하기 위해서는 신뢰할 수 있는 한·미 핵우산 독트린, 국민을 보호하는 다층적 미사일 방어망, 피해를 최소화하는 정밀타결 능력에 입각한 압도적 억지력을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무엇보다도 우리 스스로를 지킬 수 있는 '자강'(自强)이 필요하다. 남을 공격하지 않고 누구도 우리를 공격하지 못하게 하는 '고슴도치'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윤 원장은 이어 북한의 핵무장 현실화, 지역 패권을 둘러싼 강대국 정치의 부활, 국제질서의 국수주의·보호무역주의로의 전환 등을 거론하며 한국 외교에 '퍼펙트 스톰'(Perfect storm)이 불어닥치고 있다고 짚었다.
그는 "우리보다 월등하게 강한 주변국들과 동일한 전략으로 맞서기보다 스마트한 외교를 전개해야 한다"며 "스마트 외교는 굳건한 한미 전략동맹을 바탕으로 다원적·중층적 네트워크 외교를 전개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윤 원장은 특히 '도를 넘는' 사드 보복을 가하는 중국에 대해 "중국을 혼자 상대할 수는 없지만, 중국 주변에는 강대국들이 존재한다"면서 "중국은 매우 취약한 대외환경을 갖고 있다. 주변 15개국 중 9개국과 전쟁을 했으며 8개국이 미국의 동맹국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가 일본, 러시아, 인도, 베트남, 호주 등 중국 주변의 주요 국가들과 긴밀한 전략적 네트워크를 구축할 수 있다면 한미동맹 외에도 중국을 상대할 수 있는 또 하나의 지렛대를 가질 수 있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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