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생애 첫 V리그 우승에 한 걸음 다가간 박기원(66) 감독과 대한항공 선수들 사이에 신뢰가 더 쌓였다.
박기원 감독은 25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NH농협 프로배구 2016-2017 V리그 남자부 챔피언결정전 1차전 현대캐피탈과 홈경기에서 세트 스코어 3-0(27-25 27-25 25-22)으로 승리한 뒤 "괜히 걱정을 많이 했다. 선수들을 더 믿어도 될 뻔했다"고 흐뭇하게 말했다.
그는 "1세트를 잡은 건, 100% 우리 실력은 아니었다. 운이 따랐다"며 "하지만 2세트를 따낸 건 우리의 힘이었다. 2세트를 잡으면서 자신감이 생겼다"고 했다.
이날 대한항공은 1세트 23-24에서 비디오 판독으로 기사회생했다.
애초 현대캐피탈 송준호의 오픈 공격이 성공해 세트가 끝날 뻔했다.
하지만 박기원 감독과 대한항공 선수들은 송준호가 오픈 공격을 시도하기 전에 네트를 사이에 두고 한선수와 공중전을 펼칠 때 '오버 네트' 범실을 했다고 확신했다.
박 감독은 "한선수의 손이 네트 안쪽에 있었다. 송준호의 손이 네트를 넘어간 걸 확인하고 비디오 판독을 요청했다"고 설명했다.
비디오 판독으로 결과가 달라졌고, 듀스에 돌입한 대한항공은 27-25로 첫 세트를 따냈다.
2세트 접전에서도 대한항공은 27-25로 승리하며 승기를 굳혔다.
상대 주포 문성민을 9득점으로 묶은 것도 승인이었다.
박기원 감독은 "당연히 상대 주포를 막고자 치밀하게 준비했다"며 "자세한 내용은 영업비밀"이라고 했다.
박 감독은 이탈리아, 이란에서 감독으로 활동하고 국가대표를 오래 맡은 베테랑 사령탑이지만 한국에서는 우승한 적이 없다.
대한항공도 첫 챔프전 우승에 도전한다.
1차전 승리로 첫 번째 고비를 넘겼지만, 박 감독은 여전히 차분하다.
그는 "5판 3승제 챔프전에서 이제 한 경기에서 이겼다. 기선제압이라고 생각하지도 않는다"며 "현대캐피탈은 충분히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팀이다. 최태웅 현대캐피탈 감독도 팀을 잘 추슬러서 2차전에 더 강하게 나올 것"이라고 경계했다.
그럼에도 대한항공 선수들을 향한 신뢰는 깊다.
박 감독은 "곽승석 등 벤치에서 경기를 시작한 선수들이 교체 출전해서 더 좋은 분위기를 만들었다. 내가 계산한 것보다 더 좋았다"고 선수들을 칭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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