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이슈에 묻힐 것" vs. "투표 인증 마케팅 등 가능할 것"
(서울=연합뉴스) 임수정 기자 = 박근혜 전 대통령 파면에 따른 조기 대선일이 정해지면서 공연계가 작품 흥행에 미칠 영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대선 일정이 12월에서 5월 9일로 앞당겨지는 바람에 뜻하지 않게 대선일에 공연을 열게 된 단체들도 있다.
세종문화회관 소속 예술단체인 서울시오페라단은 오는 5월 9일 마티네 공연(오전이나 낮에 열리는 공연) 오페라 '카르멘'을 연다.
세종문화회관은 선거나 연휴 등 시의성 있는 날짜를 고려해 기획 공연 프로그램을 짜는데 5월 9일 조기 대선일은 당연히 예상하지 못 했던 이벤트다.
세종문화회관 관계자는 "애초 대선일이었던 12월 20일에는 기획 공연 일정을 잡지 않았다"며 "워낙 국가적으로 중요한 날이고, 투표도 독려한다는 의미였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예상치 못하게 조기 대선일이 결정된 만큼 이번 마티네 공연은 예정대로 열 계획이다.
이 관계자는 "공연 일정 변경 등을 잠시 논의하기도 했지만, 이미 표가 많이 팔린 상황이라 예정대로 진행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부산 영화의전당도 대선일에 배우 유준상이 출연하는 마티네 콘서트를 연다.
이들은 예상치 못하게 대선일에 공연이 치러지게 된 것을 우려하고 있다.
영화의전당 관계자는 "대선이 모든 이슈를 집어삼키기 때문에 홍보나 마케팅 등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실제 공연 일정을 바꾸는 것도 논의했었지만, 유준상 씨의 스케줄 변경이 어려워 그대로 진행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일부 단체에서는 오히려 대선일 지정을 악재가 아닌 호재로 판단하고 있다.
같은 날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갈라 콘서트를 여는 홍정희오페라단은 오히려 관객이 더 많이 올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홍정희 단장은 "임시 공휴일로 지정됐기 때문에 오히려 관객들이 더 편하게 공연을 관람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오히려 대선일을 이용해 관객을 끌어들이는 방안을 고려하는 단체들도 있다.
한 대형 뮤지컬 제작사 측은 "5월은 긴 연휴와 대선일 등이 있어 오히려 기회로 삼을 수 있는 시기"라며 "투표 인증을 하면 할인 혜택을 준다는 식의 다양한 마케팅 방법이 동원될 수 있다"고 말했다.
sj9974@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