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라지 전 대표를 비롯한 당과 갈등 여파…'무소속' 선언
(브뤼셀=연합뉴스) 김병수 특파원 =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를 이끈 '반(反)EU·反난민' 극우 정당인 영국독립당(UKIP)이 25일(현지시간) 원내 의석을 갖지 못한 원외 정당으로 전락했다.
유일한 하원 의원이었던 더글러스 카스웰 의원이 이날 탈당, 무소속을 선언했기 때문이다.
카스웰 의원은 이날 '임무 완수'라는 제목으로 블로그에 올린 글에서 작년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 국민투표 가결로 더는 당원 자격이 필요 없게 됐다면서 "우리가 이겼다는 것을 확인하면서 기쁜 마음으로 UKIP를 떠날 것"이라고 말했다.
카스웰 의원의 UKIP 탈당은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가 오는 29일 EU 탈퇴를 EU 측에 공식 통보하는 것을 나흘 앞두고 이뤄져 눈길을 끌었다.
그의 탈당은 그동안 나이절 패라지 전 대표를 비롯해 당과 갈등을 빚어온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앞서 패라지 전 대표는 지난달 카스웰 의원에 대해 "적극적이고도 분명하게 우리에게 해를 끼치려 하고 있다"며 "그가 이제 (당을) 나갈 때"라며 공개적으로 비판했다.
하지만 카스웰 의원의 탈당은 반EU와 반난민이라는 주제에서 벗어나 승리를 위한 정강·정책을 찾느라 골몰해온 UKIP에도 타격이 될 것으로 분석된다.
카스웰 의원은 지난 2005년 메이 총리가 이끄는 보수당 의원으로 처음 당선됐으나, 2014년 탈당한 뒤 클랙톤에서 다시 UKIP 후보로 출마해 당선됐다.
카스웰 의원은 "UKIP 당원들 가운데 많은 사람처럼 나도 EU를 떠나는 것을 몹시 원했기 때문에 UKIP로 당적을 바꿨다"면서 "이제 우리는 그것(EU 탈퇴)이 이뤄지게 된 것을 확신할 수 있어서 UKIP를 떠나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당을 바꾸지도, 다시 보수당으로 넘어가지도 않을 것"이라며 "나는 단순히 클랙톤 지역구의 하원 의원으로 남아 있을 것"이라며 무소속을 선언했다.
그는 추가 의석을 차지하기 위한 노력이 실패했음에도 불구하고 UKIP의 노력을 높이 평가한다면서 "어떤 면에서 우리는 영국에서 가장 성공한 정당"이라며 "우리는 창당의 목적을 달성했고, 그렇게 함으로써 우리나라 역사의 행로를 더 좋게 바꾸었다"고 주장했다.
bings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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