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공군과 '악몽의 장진호 전투' 때 실종된 의무병
1954년 유해 발견…작년 신원확인돼 31일 고향 매사추세츠서 장례
(워싱턴·서울=연합뉴스) 이승우 특파원 김아람 기자 = 한국전쟁에서 전사한 미군 용사의 유해 1구가 67년 만에 고향인 미국 매사추세츠 주(州)로 돌아온다.
유해의 주인공은 19세의 나이로 한국전 첫해인 1950년 전사한 미군 상병 줄스 호터먼이다.
25일(현지시간) 매사추세츠 지역 언론 매스라이브 등 미 언론에 따르면 하와이 호놀룰루의 국립 태평양 기념묘지에 안장된 호터먼의 유해는 오는 29일 항공기와 차량을 통해 그의 고향 매사추세츠 홀리요크로 옮겨진다.
한국전에 의무병으로 파견된 호터먼은 1950년 12월 2일 함경남도 장진호에서 중공군과 교전 도중 실종돼 전사자로 간주됐다.
당시 호터먼이 속한 미 육군 31연대는 중공군 80사단과 치열하게 싸웠다.
세 차례 낮, 네 차례 밤 동안 이어진 전투에서 미군 1천300명 이상이 포로로 잡히거나 숨졌다.
'장진호의 악몽'이라는 글을 쓴 국립 미군 박물관의 수석 역사학자 매튜 실링거는 "강추위에 장진호에서 싸우고 숨진 군인들의 경험은 미군 역사상 가장 끔찍하고 비극적인 경험"이라고 장진호 전투를 설명했다.
호터먼의 유해는 한국전 종전 이듬해인 1954년 발견됐지만, 작년까지도 신원이 확실히 파악되지 않았다.
호놀룰루 국립 태평양 기념묘지로 옮겨진 1995년부터 그의 유해는 이름 대신 'X-15904'라는 일련번호로 관리돼왔다.
지난해 6월 실험실 분석과 정황 증거 등을 토대로 마침내 유해 신원을 확인, 호터먼의 유해임을 확인했다고 미 국방부 전쟁포로·실종자(POW/MIA) 위원회는 전했다.
호터먼의 장례식은 홀리요크의 성 새크라멘트 교회에서 31일 거행되며, 유해는 이 지역 성 제롬 묘지에 안장된다.
홀리요크 시(市) 참전용사민원봉사실은 고(故) 호터만 상병의 친지가 거의 생존하지 않은 만큼 지역 주민들이 장례식에 많이 참석, 조의와 존경을 표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제임스 마호니 봉사실 실장은 "생존 가족이 거의 없어 호터먼 상병을 잘 보내주려고 조문객들을 될 수 있는 대로 많이 모으려고 하고 있다"며 "나라를 위해 희생한 군인들과 그들의 업적을 기념하는 행사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lesli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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