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전 선수 체력 고갈…적지서 1승 1패
(인천=연합뉴스) 이대호 기자 = "아이고, 참 죽겠네."
이정철(57) IBK기업은행 감독은 인터뷰실에 들어오자마자 지쳤다는 듯 이 한 마디와 함께 털썩 주저앉았다.
IBK기업은행은 26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2016-2017 NH농협 V리그 여자부 챔피언결정전(5전 3승제) 2차전에서 흥국생명을 3-1(16-25 34-32 25-23 25-23)으로 제압했다.
KGC인삼공사와 플레이오프 3경기, 챔피언결정전 1차전 풀세트 접전까지 치른 IBK기업은행은 이날 체력적으로 밀린 가운데서도 승리를 챙겼다.
IBK기업은행을 5년 연속 챔피언결정전으로 올린 이 감독은 "이번 시즌이 가장 힘든 것 같다"면서 "그래도 2차전이 끝나면서 열흘 쉰 팀(흥국생명)이나 이틀에 한 번 경기하는 팀(IBK기업은행)이나 피로감은 50대 50이 됐다고 생각한다"면서 "오늘 지면 사실 힘들다고 생각했는데, 어려운 상황에서도 이겨서 조금이나마 에너지가 생겼다"고 말했다.
이날 경기의 분수령은 2세트였다.
1세트를 내준 IBK기업은행은 2세트 한때 17-22까지 끌려가다가 34-32로 잡았다.
이 감독은 "2세트에 김희진을 라이트로 돌리는 모험을 걸었다. 김희진 선수에게 '라이트로 뛸 수 있겠느냐'고 물었더니 된다고 하더라. 그리고 자리를 옮기고 타비 러브의 공격을 차단하면서 팀이 살아났다"고 짚었다.
또 한 가지 주목할 점은 세터다.
IBK기업은행은 2차전에서 베테랑 세터 김사니를 한 번도 내보내지 않았다.
허리 부상으로 고생하다 극적으로 합류한 김사니는 플레이오프 통과에 큰 힘을 보탰지만, 챔피언결정전에서는 존재감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이 감독은 "오늘 아침에 사니를 불러서 '오늘은 (김)고은이가 스타팅이다'라고 말해줬다. 원래 1세트 중반에 사니를 넣으려고 했는데, 2세트부터 (김고은의 경기력이) 좋아져서 그대로 뒀다"고 설명했다.
IBK기업은행은 홈인 화성체육관으로 돌아가 28일 챔피언결정전 3차전을 치른다.
그는 "3차전은 경기 초반 어느 팀이 흐름을 잡는지가 중요하다. 상대가 혼란스럽게 이것저것 바꿔가며 경기할 것이다. 이제 다부지게 싸울 기회가 왔으니까 제대로 붙어 보겠다"고 말했다.
4b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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