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촛불집회 뿌리' 6월항쟁 참여자 증언 모아 기록 남긴다

입력 2017-03-27 05:51  

'촛불집회 뿌리' 6월항쟁 참여자 증언 모아 기록 남긴다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항쟁 30주년 맞아 구술 사업 진행

105명 증언 담길 예정…숨어있던 사료·진술 나올지 주목





(서울=연합뉴스) 이효석 기자 = 광장에 모인 시민의 힘으로 군사 독재 권력을 끌어내리고 제도적 민주주의를 부활시킨 '6월 민주항쟁'이 올해 30주년을 맞아 생생한 구술 기록으로 되살아난다.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는 6월 민주항쟁 30주년 기념사업의 하나로 구술 기록사업을 추진한다고 27일 밝혔다.

기록사업에는 총 105명의 이야기가 담긴다. 항쟁의 시발점인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부터 4·13 호헌조치, 이한열씨 사망 사건, 6·10 민주항쟁 등 주요 사건에 얽힌 인사들이 대상이다.

항쟁을 이끈 '민주헌법쟁취 국민운동본부(국본)' 등 전국의 시민사회단체 인사들이 당시 현장과 항쟁 과정을 생동감 넘치게 증언한다. 항쟁에 참여한 일반 시민과 학생도 채록에 참여해 사업에 깊이와 의미를 더한다.

6·29 선언 이후 전국적으로 파업이 터져 현존하는 대부분 노동조합의 결성 계기가 된 7∼9월 노동자 대투쟁도 채록 범위에 들어갔다.

사업회는 전국을 9개 권역으로 나눠 지역별로 자문위원을 구성한 다음, 노동계와 학계 자문을 거쳐서 구술 대상자를 선정할 방침이다.

구술 대상자 105명으로부터 평균 2시간씩 구술을 받아 총 210시간 분량을 채집해 수록한다. 이 작업은 다음 달부터 11월께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채록 영상과 녹취록이 전부 일반에 공개되는 것은 아니다. 전체 기록은 연구 목적으로 열람할 수 있게 사업회 사료관에 정리·보관되고, 일반에는 105명의 각각 녹화분에서 3∼5분씩 발췌한 하이라이트 장면이 기념사업회 '오픈 아카이브(http://db.kdemocracy.or.kr)'를 통해 내년께 공개될 예정이다.

이번 구술사업은 그간 숨어있던 사료나 증언이 새롭게 드러날 가능성이 있어 더욱 주목된다.

사료관 관계자는 "성명서 하나만 갖고 있어도 구속되던 시절 때문에 민주화운동 사료는 보관자 스스로 훼손한 경우가 많다는 것이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구술사업은 텍스트로 나열된 역사 사이에 흘러넘치는 이야기를 담는 작업"이라면서 "그간 상세히 밝혀지고 기록된 사건들보다는 주목받지 못한 역사에 더 비중을 두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사업회는 구술사업 외에도 전국 주요 지역에 기념물을 신설하는 등 다양한 30주년 기념사업을 추진한다.

사업을 총괄하는 이영교 과장은 "6월 항쟁은 한국 민주주의의 초입이자, 봄이었고 새싹이었다"고 평가했다.

그는 "민주주의가 싹을 틔운 지 30년이 지나 이제 꽃망울을 터뜨릴 때인데 사실상 후퇴한 상태"라면서 "촛불집회로 귀중한 전환점을 맞았으니, '87년 체제'를 넘어서 민주주의가 새롭게 도약하는 30주년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hyo@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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