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온 해결사' 손흥민…위기의 슈틸리케호를 구하라

입력 2017-03-27 03:05  

'돌아온 해결사' 손흥민…위기의 슈틸리케호를 구하라

중국전 경고누적 결장…시리아전 득점포 큰 기대감




(서울=연합뉴스) 이영호 기자 = "축구는 결국 과정보다 결과로 이야기하게 마련입니다."

지난 2015년 6월 17일 태국 방콕의 라자망갈라 국립경기장. 미얀마와 2018 러시아 월드컵 2차 예선 1차전에 나선 축구 대표팀의 공격수 손흥민(토트넘)은 후반 23분 대포알 같은 무회전 프리킥으로 추가골을 꽂아 2-0 승리의 마침표를 찍었다.

당시 독일 레버쿠젠 소속이었던 손흥민은 미얀마전에 앞서 치른 아랍에미리트(UAE)와 평가전에서는 전반 45분만 뛰고 교체됐다. 손흥민은 전반전 동안 위협적인 돌파도 없었고 슈팅수 '제로'라는 굴욕까지 맛봤다. 결국, 울리 슈틸리케 감독은 전반전이 끝나고 손흥민을 벤치로 불러들였다.

하지만 절치부심한 손흥민은 닷새 뒤 미얀마를 상대로 기막힌 프리킥골로 건재함을 과시했다.

더구나 손흥민은 미얀마를 상대로 1골 1도움을 작성하며 맹활약했다. 미얀마전이 끝난 뒤 손흥민은 "축구는 결국 과정보다 결과로 말한다"라는 소감을 남겼다.

그로부터 1년 9개월이 지난 상황에서 손흥민은 무척이나 익숙한 상황을 맞고 있다.

손흥민은 중국과 최종예선 6차전 원정에 경고누적으로 출전하지 못했다. 손흥민은 대표팀의 원정에 합류해 중국 창사 허룽 스타디움에서 동료들이 중국에 0-1로 무너지는 상황을 참담한 심경으로 지켜봤다. 마치 2015년 6월 UAE 평가전에서 전반 동안 아무런 소득 없이 힘만 빼고 벤치로 돌아왔을 때와 비슷한 심정이었다.

이제 손흥민은 대표팀이 '창사 참극'을 경험한 뒤 꼭 닷새 만에 열리는 시리아와 월드컵 최종예선 7차전을 준비하고 있다. 1년 9개월 전과 흡사한 상황이다.

다만 대표팀의 상황은 그때보다 심각하다.

대표팀은 3승1무2패(승점 10)로 최종예선 A조 2위를 지키고 있지만, 우즈베키스탄(승점 9)과 시리아(승점8)가 턱밑까지 쫓아왔다.

게다가 최종예선 들어 원톱 스트라이커들의 득점력은 바닥을 치고 있다. 해결사가 절실한 상황에서 중국전을 건너뛴 손흥민에 대한 기대감이 커질 수밖에 없다.

손흥민은 대표팀의 해결사 역할을 잘 맡아왔다.






2015년 1월 아시안컵 결승에서는 호주를 상대로 0-1로 끌려가던 후반 45분 극적인 동점골로 승부를 연장으로 몰고 갔다. 또 그해 9월 라오스와 월드컵 2차예선 2차전에서는 해트트릭을 맛보기도 했다.

하지만 최종예선에 들어와서는 아직 1골밖에 없는 게 아쉽다. 이 때문에 한국 축구가 절박해진 상황에서 손흥민은 물론 손흥민을 응원하는 팬들 역시 그의 발끝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다만 손흥민이 합류한다고 해서 골이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무엇보다 동료의 도움도 중요하다. 손흥민의 '단짝 친구'인 왼쪽 풀백 김진수(전북)와 시너지 효과도 중요하다.

김진수도 "손흥민이 원하는 것을 잘 알고 있다. 호흡에 전혀 문제가 없다"라며 손흥민의 공격력을 끌어올리는 데 집중하겠다는 각오를 밝히기도 했다.

손흥민이 측면에서 돌파하고, 김진수가 오버래핑에 나서 패스 루트를 만들어주는 게 슈틸리케 감독이 생각하는 기본 전술이다.

더불어 슈틸리케 감독은 '슈팅에 인색한' 공격진에 양발을 자유자재로 구사하며 어느 위치에서도 슈팅을 시도할 수 있는 손흥민의 능력이 어느 때보다 절실한 때다.

손흥민은 "중국전 패배에 팬들이 크게 실망한 걸 알고 있다. 시리아전의 중요성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반드시 승리를 선물하겠다"라며 필승을 다짐했다.

horn90@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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