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김영현 기자 = SK그룹의 지주회사 SK㈜가 신사업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해 12월 장동현 SK텔레콤 대표이사가 SK㈜의 신임 사장으로 옮겨 온 뒤 신성장동력 부문 투자와 사업 확장에 강력한 드라이브를 거는 모양새다. 장 사장은 지난 24일 정기 주주총회에서 대표이사로 정식 선임됐다.
SK㈜는 신약개발 자회사인 SK바이오팜의 수면장애 신약인 SKL-NO5가 최근 임상 3상 약효시험을 마치고 미국 식품의약국(FDA)을 통한 NDA(신약승인) 준비에 들어갔다고 27일 밝혔다.
앞서 SK바이오팜은 수면무호흡증을 겪는 환자를 대상으로 글로벌 임상 3상 시험을 한 결과, 주요 평가지표에서 합격점을 받았다. 졸림 정도 측정 시험 등에서 환자의 상태가 현저하게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SK바이오팜은 2011년에는 SKL-N05를 미국 JAZZ사에 기술 수출한 바 있다. 기술 수출은 임상 초기인 1상에서도 자주 진행된다.
SK바이오팜은 독자개발 중인 뇌전증 신약도 빠르면 올해 말 임상 3상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이 작업이 마무리되면 중추신경계 분야를 넘어 항암 신약 분야로도 진출할 수 있게 된다. 바이오·제약 분야는 SK가 20년 넘게 지속 투자해온 대표적인 신사업 영역이다.
다른 자회사인 원료의약품 생산업체 SK바이오텍도 최근 세종시에 신규 생산시설을 완공하고 시가동에 들어갔다. SK바이오텍은 지난해 처음으로 매출 1천억원을 돌파했다.
세종시 생산시설이 본격 가동되면 현재 16만ℓ 수준의 원료의약품 생산 규모가 두 배로 늘어나게 된다. 지난 2월에 이미 작년 실적의 90%가 수주된 상태로 생산량의 대부분은 미국과 유럽 등 선진 글로벌 제약사로 수출된다.
SK바이오텍은 오는 2020년까지 원료의약품 생산시설 규모를 80만ℓ까지 늘릴 예정이다. 글로벌 제약사 인수·합병(M&A)도 추진해 향후 완제의약품 시장까지 사업을 확장할 계획이다.
장동현 사장 취임 후 반도체 소재 분야 사업 확장도 본격화하고 있다.
지난 1월에는 자회사인 반도체 소재 업체 SK머티리얼즈가 국내에서는 유일하게 반도체 웨이퍼(기판)를 수출하는 LG실트론을 인수했다.
SK머티리얼즈는 삼불화질소(NF3) 글로벌 1위 업체로 SK㈜가 지난해 2월 SK바이오텍과 함께 인수했다. NF3는 반도체 제조공정에 사용되는 특수가스다.
SK머티리얼즈도 현재 중국에 500t 규모로 NF3 공장을 짓고 있으며 상반기 중에 본격적으로 생산에 들어간다. 그 외 공장 증설 등을 통해 연간 총 2천500t 이상 추가 생산을 계획하고 있다.
장동현 사장은 최근 SK머티리얼즈 경북 영주 본사를 찾아 "특수가스 시장에서 SK머티리얼즈만의 차별적인 요소를 개발해 시장을 선도하자"고 당부한 바 있다.
장 사장은 '글로벌 투자 전문 지주회사 도약'을 올해 주요 경영방침으로 삼았다. 핵심 포트폴리오의 경우 '딥 체인지'(Deep Change, 근원적 변화)를 통해 기업가치를 끌어올리겠다는 복안이다.
장 사장은 "지금까지 답습해온 낡은 패러다임이 남아 있다면 과감하게 버리고 새로운 시각과 전문성으로 재무장하는 내적 혁신을 추구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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