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ST 연구진, '나노 그물' 만들어 열전특성 극대화
(서울=연합뉴스) 신선미 기자 = 국내 연구진이 '꿈의 신소재' 그래핀으로 열에너지를 전기에너지로 바꾸는 열전(熱電·thermoelectric) 소재를 만들었다. 이 소재는 유연하면서도 전력을 만드는 성능이 좋아 앞으로 스마트밴드 등 웨어러블 기기에 적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은 광전하이브리드연구센터의 손정곤 박사 연구팀이 1∼2층짜리 그래핀에 규칙적으로 구멍을 뚫어 그물 구조를 만드는 방식으로 이 물질의 열전특성을 극대화했다고 27일 밝혔다.
그래핀은 탄소 원자 한 층으로 이뤄진 얇은 판 모양의 소재로, 구리나 실리콘보다 전기적인 특성이 뛰어나 흔히 '꿈의 신소재'로 불린다. 그러나 열전도도(熱傳導度·thermal conductivity)와 전기전도도(電氣傳導度·electrical conductivity)가 모두 높아 열전소자의 소재로는 적합하지 않다는 평가를 받았다. 열전소재가 되려면 전기전도도는 높고 열전도도는 낮아야 한다.
연구진은 그래핀을 그물 구조로 제작하면 전기전도도는 비슷하게 유지되지만 열전도도는 떨어지는 것을 확인했다. 그래핀에 수nm(나노미터·10억 분의 1m) 크기의 패턴을 새기면 열전도도를 변화시킬 수 있음을 알아낸 것이다. 또 이 현상은 그래핀에서 열을 전달하는 가상적 입자인 포논(phonon)의 이동 경로만을 선택적으로 산란하기 때문이라는 것도 규명했다.
손정곤 KIST 박사는 "이번 연구로 그래핀에 나노 패턴을 새겨 열전특성을 제어할 수 있음이 확인됐다"며 "플렉서블(flexible) 저온 열전소자에 적용이 가능할 뿐 아니라 웨어러블 자가 구동기기의 실현에도 획기적인 해결책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미래창조과학부 글로벌프론티어연구개발사업, KIST 기관고유연구사업, 국가과학기술연구회 R&D(연구개발) 컨버전스 프로그램 지원으로 수행했으며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나노 에너지'(Nano Energy) 17일 자 온라인판에 실렸다.
s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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