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오월' 홍성담 "삶과 죽음 경계 고통 직면해야 슬픔 치유"

입력 2017-03-27 12:55  

'세월오월' 홍성담 "삶과 죽음 경계 고통 직면해야 슬픔 치유"

박근혜 풍자 걸개그림 '세월오월' 28일부터 광주서 전시

(광주=연합뉴스) 형민우 기자 = "세월호 희생자들이 삶과 죽음의 경계에서 겪었을 고통을 직면해야 진정한 치유가 가능하다."


박근혜 전 대통령을 풍자한 걸개그림 '세월오월'을 그린 홍성담 작가는 세월호 추모 3주기를 맞아 28일부터 광주시립미술관에서 여는 세월오월전을 앞두고 "표현의 자유를 지켜준 광주지역 언론계와 시민 여러분께 감사드린다"며 27일 이같이 말했다.

홍 작가는 3년 전 2014 광주비엔날레 20주년 특별전으로 지역 작가들과 함께 가로 10.5m, 세로 2.5m 크기 세월오월을 그렸다.

그러나 박정희 전 대통령과 김기춘 전 비서실장이 허수아비 모양의 박 전 대통령을 조종하는 것으로 묘사해 전시가 좌절됐다.

지난해 11월 윤장현 광주시장이 당시 전시 무산에 김종 전 문화체육관광부 제2차관의 외압이 있었다고 밝혀 특검이 수사에 나서기도 했다.

이번 전시에는 세월호 관련 회화 작품 24점을 선보이며 미술관 외벽에 세월오월을 확대한 대형 그림을 설치한다.


'마지막 문자 메시지', '친구와 마지막 셀카' 등 작품은 세월호에 갇힌 아이들이 마지막 문자를 보내는 모습 등을 사실적으로 그려 안타까움을 전해 준다.

홍 작가는 '김관홍 잠수사'와 엄마와 딸이 만나는 모습을 그린 '눈물', 희생 학생들의 영혼을 그린 '내 몸은 바다'를 통해 억울하게 숨진 영혼과 산자의 고통을 위로한다.


세월호 인양 순간을 보며 눈물을 흘렸다는 홍 작가는 "세월호의 참담한 모습은 마치 우리나라 모습을 보는 듯했다"며 "상하이샐비지가 아니라 국민 바람과 응원, 소원, 희망이 배를 들어 올렸다는 생각에 눈물이 났다"고 말했다.

고통의 순간을 그린 이유에 대해선 "슬픔을 진정으로 치유하려면 그들이 삶과 죽음 경계에서 겪었을 고통을 상상하고 떠올려야 한다"며 "찰나 고통을 직면하면서 생명의 존귀함과 인간 존엄성이 무엇인지를 생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대통령을 풍자한 데 대해 홍 작가는 "박정희 신화까지 박근혜가 보듬고 떠나가고 있다"며 "이번만큼은 박 전 대통령을 처벌해서 확실하게 정치의 전근대성에서 깨어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minu21@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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