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시티 AP=연합뉴스) 미국-멕시코 국경장벽 설치 논란이 지속하는 가운데 가톨릭교회 멕시코 대교구는 멕시코 기업들이 '트럼프 장벽' 설치에 협조하는 것은 반역이라고 비난했다.
멕시코 대교구는 26일 발간한 주보 '데스데 라 페'에서 '조국에 대한 배신'이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멕시코 기업들이 장벽 건설 사업에 자재를 공급하거나 공사를 도급받는 것은 부도덕할 뿐 아니라 조국에 대한 배신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글은 트럼프 장벽 건설 사업에 동참할 움직임을 보이는 기업들을 경고하는 한편 이 기업들에 미온적인 정부에 강력한 조처를 하도록 압력을 넣기 위한 것으로 관측된다.
이에 앞서 일데폰소 과하르토 경제장관은 그 같은 기업들에 제한을 가하지는 않겠지만, 국민은 그런 기업들이 국가에 충성하는가를 판단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얼마나 많은 기업이 장벽 건설 사업에 관심을 보이는지는 확실하지 않다. 그러나 이미 일부 기업들은 하도급 공사를 따내거나 자재 공급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이 글은 트럼프 장벽은 멕시코 국민에 대한 편견과 차별을 강화할 것이라며 "존엄을 부정하는 모욕적 사업에 참여하는 것은 제 발등에 총을 쏘는 격"이라고 비난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미국-멕시코 국경을 넘어 밀입국하는 멕시코인들을 차단하기 위해 국경에 거대한 장벽을 설치하고, 이 비용을 멕시코에 물리겠다고 선언했으며, 멕시코 정부는 이를 내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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