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安 대결 구도'에 자신감…"安風에 미치지 못할 것"
(서울=연합뉴스) 홍지인 기자 = 국민의당은 27일 더불어민주당의 호남 경선에서 문재인 전 대표가 60%가 넘는 득표율로 압승한 것과 관련, 당 지도부와 안철수 전 대표가 전망해 온 '문재인-안철수 양자 대결 구도'가 현실화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특히 중도층 지지 기반이 겹치는 안희정 충남도지사 보다 문 전 대표가 보다 상대하기 쉬운 본선 상대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같은 텃밭인 호남지역에서 '문풍'(文風·문재인 바람)'의 기세가 예상보다 강하다는 점을 확인했다는 점에서 내심 경계하는 기류가 읽힌다.
김경진 수석 대변인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문 전 대표가 적극적 지지층에서 압도적인 것은 사실이나 일반 국민의 표심과 거리가 있으며 호남에서도 대세를 형성했다거나 전체적 지지를 얻었다고 볼 수 없다"며 "주로 모바일로 투표하는 30대까지의 젊은층이 이끈 결과이며 실제 밑바닥 정서는 국민의당 쪽에 있다"고 분석했다.
김 대변인은 이어 "문 전 대표의 강성 주장이 젊은층에 먹히긴 쉽지만, 두루두루 살펴보고 표심을 결정하는 중·장년층에게는 확장력이 없다"며 "문 전 대표가 후보가 되는 것이 우리 선거 전략상 훨씬 유리하다"고 자신했다.
박지원 대표는 민주당 경선 직후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문재인 후보의 호남 경선 60% 득표를 축하한다. 우리 국민의당 바람대로 '국민의당 : 민주당' 구도로 돼 가기에 만족한다. 본선에서 국민의당이 승리한다"고 썼다.
문병호 최고위원은 YTN 라디오에 나와 "새로운 대한민국을 만든다는 관점에서 보면 가장 앞서있는 후보가 안철수 후보이고 그 다음이 안희정 후보라 조금 지지기반이 겹친다"라며 "100만 모바일 투표보다 20~30만 현장투표가 훨씬 더 정치적 의미가 크고 흥행 면에서도 효과가 있다"고 분석했다.
이미 지난 주말 호남 경선에서 총합 64.6%의 득표율로 압승을 거두며 본선 자리를 사실상 예약한 안철수 전 대표 측도 그동안 내내 강조한 '문재인과 안철수의 1대1 대결 구도'가 형성되고 있다고 보고 자신감을 표하고 있다.
안 전 대표는 민주당 경선과 같은 시각에 열린 방송 토론회에서 "이번 대선은 저 안철수와 문재인의 대결이 될 것이다. 정권교체의 확신 속에 더 좋은 대통령을 선택하실 수 있다"고 승리를 자신했다.
안 전 대표 측의 한 관계자는 "사실 제일 신경 쓰이는 것이 민주당의 결선투표 여부였다. 4월 첫 주가 굉장히 중요한 시간인데 민주당이 닷새나 더 이슈를 몰아가는 것이 부담이었다"며 이날 문 전 대표의 압승으로 결선투표 가능성이 작아진 것에 안도감을 드러냈다.
그러나 문 전 대표의 승리는 예측했지만, 호남에서 60%를 넘기는 압승을 거둔 것에 대해선 다소 긴장하는 기색도 있다.
다른 관계자는 문 전 대표의 호남 압승으로 '문풍'이 불 가능성에 대해 "호남 득표율이 60%를 넘겼다고 하더라도 거기는 투표율이 낮다 보니 안 전 대표의 바람에 미치진 못 할 것"이라고 애써 평가절하했다.
당내에서는 호남 경선 압승과 흥행 성공으로 안 전 대표가 '문재인 대항마'로 급부상하면서 상대적으로 안 지사에 대한 기대가 떨어진 것이 아니냐는 해석도 조심스레 내놓고 있다.
ljungber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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