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희정·이재명 지지호남표 어디로 갈지도 관심
(광주=연합뉴스) 여운창 기자 = "호남 민심은 넘버원들의 매치를 원하는 것 같다"
더불어민주당 호남권 순회경선이 끝난 27일 저녁 민주당 전남도당의 한 당직자는 문재인 후보의 압승으로 끝난 이날 경선 소감을 이같이 말했다.
그는 문 후보 대세론의 승리에 대한 소감보다는 불과 이틀 전 광주에서 흥행대박이라는 평가를 받으며 마찬가지로 압승을 거뒀던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의 모습을 더 떠올렸다.
흥행 저조를 걱정했던 국민의당이 광주·전남에서 6만명이 넘는 유권자가 투표에 참여하는 저력을 보여줬고 그 경선에서 안 후보가 승리했기 때문이다.
안 후보는 전북에서도 압승을 이어가며 호남이 자신의 텃밭임을 과시했다.
반문정서에 시달리던 문재인 후보도 이날 호남경선에서 60.2%란 득표율로 그간의 우려를 불식시키며 국민의당의 흥행대박을 견제했다.
이날 민주당 경선결과를 지켜본 국민의당 시당 관계자도 민주당 전남도당 관계자와 비슷한 시각이었다.
그는 "처음부터 안철수와 문재인의 대결로 보는 시민이 많았으며 이대로 간다면 이변 없이 두 대세론이 맞붙을 가능성이 더욱 커졌다"고 내다봤다.
두 당의 호남 경선 결과를 바라보는 지역민들의 반응도 이들 당직자와 비슷했다.
광주 용봉동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정인섭씨는 "민주당이나 국민의당이나 하나 마나 한 경선 아니었냐"면서 "경선 빨리 끝내고 본선에서 붙는 문재인 후보와 안철수 후보의 모습으로 대통령을 뽑고 싶다"고 말했다.
안희정 후보와 이재명 후보가 문 후보와 큰 격차로 벌어진 채 2위를 차지한 상황에서 두 후보를 지지했던 호남표심이 어디로 갈지도 관심사다.
안 후보 지지표의 경우 상대적으로 중도적인 면이 강하다는 점에서 같은 당인 문 후보보다는 오히려 안철수 후보로 갈 것이란 분석도 있다.
하지만 결국 민주당 지지표들은 모두 문 후보로 결집할 가능성이 더 크다고 보는 시각도 있다.
안희정 후보를 지지하며 이날 행사에 참석했던 김모(56)씨는 "솔직히 많이 고민된다"며 "안희정 후보가 경선에서 끝내 패배한다면 같은 당 후보를 지지해야 하는지 아니면 중도적인 안철수 후보를 찍어야 하는지 혼란스럽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재명 후보를 지지했던 호남표심도 경선이 끝난 뒤 어디로 나갈지 알 수 없는 상황이다.
문 후보로 자연스럽게 흡수될 것으로 보는 전망도 있지만 좀 더 진보적인 심상정 정의당 후보에게 갈 수도 있다는 분석도 있다.
국민의당 경우에는 경선이 안철수 후보의 승리로 끝난다면 손학규·박주선 후보 지지자들의 표는 안철수 후보로 모아 질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지역 정치권 관계자는 "아직 경선이 끝나지는 않았지만 두 당이 호남경선이 모두 마무리되면서 사실상 대선 후보들이 결정된 것으로 보는 시민들이 많다"며 "두당의 후보들이 본선에서는 어떤 모습을 호남에게 보여줄지 관심이 많다"고 말했다.
bett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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