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유형별 파급효과 고려해 FTA 정책 등 수립해야"
(세종=연합뉴스) 박대한 기자 = 수입 증가는 국내시장의 경쟁도를 높여 생산성이 낮은 기업의 퇴출을 유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 기업의 수출이 늘어나면 자본재와 원자재 수입도 덩달아 증가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은 28일 '한국의 수입 구조 결정요인과 기업분포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에서 원자재와 중간재, 자본재, 소비재 등 유형별 수입이 수출과 해외투자, 기업 생산성 등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밝혔다.
우리 경제의 수입은 1988년 이후 외환위기 및 글로벌 금융위기 시기를 제외하면 대체로 증가하다가 2015∼2016년 유가 하락으로 인한 원자재 수입 급감으로 감소세를 나타냈다.
수입 상대국 1위는 2000년대 초반까지 일본이 차지했다. 이후 중국이 연평균 두 자릿수의 증가율을 기록하면서 수입상대국 1위에 올랐다. 우리 수입에서 중국의 비중은 2015년 기준 20.7%였다.
수입유형별로는 중간재 비중이 가장 높았고, 원자재와 자본재, 소비재 등의 순이었다.
수입된 중간재와 원자재는 국내 제조 과정을 거쳐 최종재나 다른 형태의 중간재로 다시 수출되며, 해외투자에도 영향을 미치게 된다.
분석 결과 수출이 1% 증가하는 경우 소비재 수입은 0.14% 감소하지만 중간재와 원자재는 각각 0.24%와 0.19%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즉 수출이 감소하면 중간재와 원자재 수입도 그만큼 줄어들게 된다고 보고서는 설명했다.
또 외국인직접투자가 1% 늘어나면 소비재 수입은 0.02%, 자본재는 0.017% 감소하고 원자재는 0.071% 늘어나는 것으로 분석됐다.
보고서는 수입 증가가 국내 기업의 퇴출 확률을 높이는데도 일정 정도 영향을 미친다고 밝혔다.
수입 증가로 국내시장의 경쟁이 심화되면 기업에 퇴출압력으로 작용한다는 것이다.
다만 이는 소비재 등에 한정된 것으로 원자재와 중간재 수입은 기술력 향상, 기업경쟁력 상승 등에 영향을 미쳐 오히려 기업 퇴출 확률을 낮추는 것으로 추정됐다.
수입침투율은 일정 수준 이하에서는 기업 생산성에 긍정적으로 작용하지만, 과당경쟁으로 이어지면 오히려 생산성을 저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이같은 분석 결과를 토대로 "정부가 운영 중인 무역조정지원제도의 대상기업을 세분화하고 다양한 선정기준을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수입의 유형별 파급영향을 고려해 향후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이나 관련 정책을 수립해야 한다는 정책 조언도 내놨다.
보고서는 "일본으로부터 수입은 소비재보다는 자본재와 중간재 비중이 높은 만큼 생산성에 긍정적 파급효과가 다른 국가보다 클 가능성이 있다"면서 "일본과의 양자 FTA는 우리 경제의 생산성을 한 단계 높이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전망했다.
pdhis95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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