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핵전력계획에 赤신호…차세대 ICBM 시험 잇단 연기

입력 2017-03-28 11:29  

러시아 핵전력계획에 赤신호…차세대 ICBM 시험 잇단 연기

사일로 사출시험 세 차례 연기, 발사대 부품 문제 등으로

美 MD망 무력화, 메가톤급 핵탄두 15개까지 탑재해 서방에 큰 위협

(서울=연합뉴스) 김선한 기자 = 러시아의 전략 핵전력 현대화 계획에 붉은 신호가 들어왔다.

지상 발사 핵전력의 근간으로 옛 소련 시절 생산된 낡은 RS-36M '사탄'(SS-18)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대체용으로 야심 차게 추진해온 최신예 RS-28 '사르맛' 미사일 시험이 기술적인 문제로 또다시 연기됐기 때문이다.

외교 안보 전문매체 더 디플로매트, 이타르타스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러시아는 플레츠크 국립 우주 발사시험장에서 하기로 한 사르맛의 지하격납고(사일로) 사출시험을 다시 연기했다.

익명을 요구한 러시아 국방부 소식통은 이타르타스 통신에 "사르맛 ICBM의 지하격납고 사출시험은 이달에 이뤄지지 않았다"며 "시험 일정은 올해 2분기(4∼6월)로 다시 미뤄졌다"고 밝혔다.

소식통은 미사일 발사대 하드웨어 부품 추가 시험 때문에 연기됐다고 확인했다. 이에 따라 사르맛 발사시험은 2015년과 지난해에 이어 세 번째로 연기돼 지상 발사 ICBM 전력에 차질이 생긴 셈이다.




군사 전문가인 프란츠 스태픈 가디는 "지난해 8월 러시아는 'PUD-99'로 알려진 사르맛 미사일의 1단계 엔진시험을 했다"며 "RS-36M에 사용되는 'RD-274' 액체로켓엔진의 개량형인 이 1단계 엔진의 시험의 성공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러시아 핵전력계획(RNFP) 보고서를 인용해 사르맛 개발계획이 모두 순조롭게 진행되지 않는 정황증거가 추가로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의 미사일 방어망(MD)을 뚫을 수 있는 초대형 차세대 ICBM인 사르맛은 지난해 10월 러시아 마케예프 로켓 설계국이 웹사이트에 처음으로 사진을 올리면서 주목을 받았다.






사거리가 6천 마일(9천656㎞)인 사르맛은 최대 15개의 메가톤급 독립목표 재돌입탄두(MIRV)를 장착한다. 이에 따라 사르맛 한 기의 위력은 태평양전쟁 당시 일본의 히로시마에 투하된 원자폭탄보다 2천 배나 크다.

이는 프랑스 전체나 미국 텍사스주 정도의 지역을 완전히 초토화할 수 있는 위력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무게가 100t인 사르맛은 액체연료를 사용하는 SS-18의 개량형으로 1단계 추진을 위해 4개 묶음의 RD-274 로켓을 사용한다.

특히 RS-24 '야르스', RT-2PM '토폴', RSM-56 '불라바' 등 기존의 ICBM처럼 미국과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의 MD를 무력화하기 위한 미끼 탄두(decoy), 대응장치 등 다양한 체계도 갖췄다. 또 자체 기동하는 탄두 장착도 가능해 요격이 더욱 어렵다고 전문가들은 덧붙였다.

앞서 세르게이 카라카예프 러시아 전략미사일군 사령관은 지난해 이타르타스 통신과의 회견에서 사르맛이 오는 2018년께 시베리아와 남부 우랄 지역의 미사일 사단에 실전 배치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카라카예프 사령관은 이 신형 미사일의 시제품이 이미 제작됐다면서 시험 발사가 성공적이면 본격적인 생산에 들어가 오는 2018년 중으로 모두 실전 배치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shkim@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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