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세기 삼청동서 바라본 풍경…중앙박물관 '옥호정도' 기증받아

입력 2017-03-28 11:56  

19세기 삼청동서 바라본 풍경…중앙박물관 '옥호정도' 기증받아

故이춘녕 명예교수 후손, 1910년 신문 '대한민보'와 함께 기증



(서울=연합뉴스) 박상현 기자 = 조선 후기 세도정치 시대를 연 것으로 평가받는 김조순(1765∼1832)의 별장인 옥호정(玉壺亭) 일대를 묘사한 19세기 중반 그림이 국립중앙박물관 품에 안겼다.

국립중앙박물관은 지난해 별세한 고(故) 이춘녕 서울대 명예교수의 아들인 이장무 KAIST(한국과학기술원) 이사장, 이건무 전 국립중앙박물관 관장 등 후손이 조선 후기 진경산수화인 '옥호정도'를 이춘녕 명예교수 이름으로 기증했다고 28일 밝혔다.

옥호정은 '옥호정사'(玉壺精舍), '옥호산방'(玉壺山房) 등으로도 불렸으며, 오늘날 종로구 삼청동 133번지에 있었다.

옥호정도는 가로 193㎝, 세로 150㎝ 크기로, 이 명예교수의 부친인 고(故) 이병도(1896∼1989) 전 문교부 장관 때부터 집에서 보관돼 왔다.

그림에는 '옥호산방'이라는 편액이 걸려 있는 건물을 중심으로 북악산 백련봉 주변 풍경이 자세하게 묘사됐다. 후원에 있는 정자와 암벽 각자 등에 관한 명칭이 하나하나 명기된 점도 특징이다.

조선 제23대 임금인 순조(재위 1800∼1834)의 장인이었던 김조순은 옥호정에서 지인들과 만나 폭넓게 어울리며 문예 활동을 즐겼을 것으로 추정된다.

옥호정도를 조사한 장진아 국립중앙박물관 학예연구관은 "김조순의 권세가 대단했던 만큼 영향력 있는 화가가 그렸을 것"이라며 "표구는 하지 않았지만, 보존 상태가 좋다"고 말했다.

장 연구관은 이어 "화가의 개성이 드러난 작품이 아니고 화원의 관습적이고 전통적인 필치가 배어 있는 기록화여서 작가가 누구인지는 알 수 없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이건무 전 관장은 1910년 발행된 신문인 '대한민보'(大韓民報)도 국립중앙박물관에 기증했다.

대한민보는 1909년 6월 2일 창간된 국한문 혼용 신문으로, 일제가 국권을 침탈한 1910년 8월 29일 직후인 그해 8월 31일 폐간됐다. 기사는 민중 계몽과 국가의 자강(自强)과 관련된 내용이 많았다.

이 전 관장이 기증한 신문은 1910년 5월 24일 발간된 281호부터 같은 해 7월 6일 나온 316호까지 36회분으로, 근대기 서화가였던 이도영(1884∼1933)이 그린 최초의 시사만화가 실렸다.


psh59@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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