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변주 유령마을화…청년층 한국행·접경불안" 中매체 조명

입력 2017-03-28 13:07   수정 2017-03-29 17:37

"연변주 유령마을화…청년층 한국행·접경불안" 中매체 조명

대북 제재로 교역 위축…"지방정부, 농촌부흥 노력 규모 작아" 지적

(선양=연합뉴스) 홍창진 특파원 = 북·중 접경인 중국 지린(吉林)성 연변조선족자치주의 많은 마을이 청년층 이탈로 유령마을로 변했다고 중국 관영매체인 글로벌타임스가 28일 보도했다.

연변자치주가 주민 이탈로 황폐해졌다는 소식은 많이 알려졌지만 중국 매체가 이 사실을 조명한 것은 동북진흥(중국 동북 3성 부흥)사업 추진과 맞물려 중국 당국의 고민을 보여주는 것으로 풀이돼 관심을 끈다.

글로벌타임스는 연변주 룽징(龍井)시 싼허(三合)진을 유령마을의 사례로 제시했다.

이 매체는 "싼허진을 찾았을 때 황량한 마을이 눈앞에 펼쳐졌다"며 "마을 입구에서 마주친 주민센터의 현판은 녹슬고 딱딱한 때가 묻어 바닥에 떨어진 채였다"고 전했다.


마을의 중심도로를 따라 들어선 가옥 중 상당수는 이미 허물어졌고 은행 문이 잠겨 있었다. 한 가정집은 창문이 깨지고 가구가 먼지에 덮인 상태였다.

글로벌타임스는 "마을 인근에 대북 통상구 2곳이 있는데 하나는 싼허진과 가깝고 다른 하나는 차를 차고 동쪽으로 1시간 거리인 투먼(圖們)시에 있다"며 "교역 접근성에도 싼허는 북·중 접경 '유령마을'로 변하고 말았다"고 전했다.

싼허 주민은 "마을에 겨우 100가구밖에 남지 않았고 젊은이들은 모두 한국으로 돈을 벌러 가 중장년층만 남아있다"고 말했다.





연변주 마을 주민들이 고향을 등지는 이유는 열악한 취업환경, 치안 문제 등 다양하지만 '유령마을'들은 내부 문제보다 접경의 위협을 큰 문제로 꼽는다.

글로벌타임스는 마을 곳곳에서 접경 특유의 팽팽한 긴장감이 감지됐다고 전했다.

군인들이 외부인의 신분증을 검사하고 방문목적, 행선지 등을 꼼꼼히 질문했다. 투먼강의 중국 쪽 강변엔 '사진을 찍지 마시오, 고함치거나 반대편 강변으로 물건을 던지면 안 된다'는 중국어 안내문이 내걸렸다.

군인들은 방문자들의 카메라를 조사하고 북한 쪽으로 사진을 찍어서는 안 된다고 주의를 시켰다.

싼허 주민들은 최근 수년 동안 북한사람이 중국에 넘어와서 저지른 절도·살인, 북한 핵실험 및 미사일 발사 등을 잘 알고 있었다.

가장 최근의 살인사건은 2015년 허룽(和龍)시에서 발생했다. 허룽 주민들은 북한인의 살인에 격분했다.





취안신쯔(여) 연변대 민족학과 교수는 "조선족 출신 농촌주민 상당수기 일자리를 찾아 한국으로 떠났다"며 "돈을 번 뒤에도 이들이 고향으로 돌아오지 않고 한국에 집을 사서 눌러앉는다"고 말했다.

취안 교수는 "한국 내 연변 출신 이주노동자와 대화해보니 '(한국에서) 일은 힘들지만 돈을 벌기 위해서 어쩔 수 없다'고 답했다"면서 "접경 지역이 발달해 있다면 그들이 떠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싼허진은 북한으로부터 철광석, 해산물을 수입하며 식품, 석유, 전기제품을 수출한다.

그러나 북한 핵실험·미사일 도발에 따른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 이후 국경무역은 위축됐다.

취안 연변대 교수는 "접경지역이 텅 빌 경우 치안에 위협이 된다"며 "지방정부가 농촌 부흥을 위해 노력하는 게 사실이지만 규모가 너무 작다"고 설명했다.

realism@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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