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업훈련기관 '폴리텍' 입학한 아주 특별한 '새내기' 3총사

입력 2017-03-29 12:00  

직업훈련기관 '폴리텍' 입학한 아주 특별한 '새내기' 3총사

(세종=연합뉴스) 전준상 기자 = 청각장애를 집중력으로 극복한 학과 수석 입학생·패션업계 전문가를 꿈꾸는 만학도·명문대를 포기하고 기술을 선택한 학생….

기술로 평생 직업을 찾고자 직업훈련기관인 폴리텍에 입학한 2017학번 새내기들의 다양한 사연들이 화제를 모으고 있다.

스마트시스템제어과에 수석으로 입학한 김재환 학생은 청각 장애 2급의 중증장애인이다.

이렇다보니 김 군은 어린 시절부터 혼자 하는 것에 취미를 가졌다.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전자기기를 분해·조립하며 자연스럽게 기술자 꿈을 키웠고 공고에 입학했다. 구체적인 목표 없이 교사로부터 추천받아 미디어를 전공으로 정했다. 적성에 맞지는 않았지만 여러 분야 기술을 접해볼 수 있다는 생각으로 프로그래밍과 네트워크 등 다양한 공부를 했다.

김재환 학생은 3학년 1학기, 자격증 준비반에서 전기 직종을 접하게 됐다. 담임교사는 전공과 전혀 다른 전기기능사를 준비한다는 김 군을 걱정했지만, 김 군은 늦은 시간까지 전기과 학생들과 공부를 하며 전기기능사를 따는 데 성공했다.




3학년 2학기 현장실습을 나갔던 회사에서는 자동화 장비를 처음 접하며 이 분야의 전문 기술인이 되겠다는 인생의 목표를 세우게 됐다.

대구에 있는 섬유패션캠퍼스 패션메이킹과에는 올해로 59세가 된 만학도 박영희 씨가 입학했다.

그는 39년 전 한국사회사업대학(현 대구대) 병설 전문학교 의상과에서 패션 공부를 시작했다. '좋은 신랑감 만나서 시집이나 가라'는 집안의 권유로 그는 꿈을 피우지도 못했다.




그러던 중 2014년 배움과 학습을 병행하는 근로자들을 보며 배움에 대한 열망을 새롭게 태웠다.

그때 처음 폴리텍과 인연을 맺고 장수정 교수의 권유로 패션 전문가에 다시 한 번 도전하기로 했다. 박씨는 패션 디자인뿐만 아니라 패션업 전반에 걸쳐 이론과 실무 기술을 배울 수 있는 패션메이킹과를 선택했다.

명문대학을 다니다가 기술을 선택한 학생도 있다. 인천캠퍼스 기계시스템과에 재학 중인 고은혁(21) 학생은 중국에서 초·중·고교를 나왔다. 명문대학에 가면 미래가 보장될 거라는 생각에 서울에 있는 Y대 인문사회계열 학부에 입학했다.

예상과는 달리 시간이 지날수록 졸업 후 어떤 곳에서 어떤 일을 하게 될지 알 수 없는 불투명한 미래가 걱정되기 시작했다.

기술이 있으면 평생 직업을 가질 수 있다는 확신을 하게 됐다.

기계 분야의 전문 기술자가 되기 위해 고학력자를 대상으로 교육을 하는 하이테크 과정에 입학했다.




chunjs@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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