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조트주인의 백악관 입성 반겼던 여행업계, 비자심사강화 최후일격에 그로기
(서울=연합뉴스) 윤동영 기자 = 골프리조트와 호텔을 가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백악관 주인이 되자 가장 반긴 업종 중의 하나인 미국 여행업계가 트럼프 대통령 때문에 '잃어버린 10년'을 또다시 맞을까 두려움에 떨고 있다.
블룸버그닷컴은 27일(현지시간) 세계 각지의 미국행 여행객의 발길을 돌리게 만드는 트럼프 대통령의 잇따른 언사와 조치들로 인해, 트럼프 대통령과 미국 여행업계 간 "아름다운 우정"이 시작되는 것처럼 보였던 것이 단 2개월 만에 "적대 관계를 방불"하는 쪽으로 바뀌었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후 호주, 독일, 멕시코, 중국의 정상들과 첫 접촉에서 갈등과 긴장을 빚어 미국행 여행객이 많은 이들 나라에 부정적인 여론을 낳게 했다. 이를 시작으로 2차례의 반이민 행정명령, 터키를 비롯한 8개국발 미국행 여객기내 전자기기 반입금지, 거기에 더해 미국 방문비자 심사 강화라는 "최후의 일격"까지 여행업계에 가해졌다는 것이다..
비자면제협정을 맺은 38개국을 제외한 나라들에 적용되는 비자심사 강화의 경우 브라질, 멕시코, 중국, 아르헨티나, 콜롬비아, 남아공 등의 업무 여행객과 국제관광 여행객 1천500만 명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미국여행협회(USTA)는 추산했다.
USTA는 결국 지난주 성명을 내고 "대통령님, 우리가 테러엔 문을 닫아 걸었지만, 사업엔 활짝 열어놓고 있다고 제발 세계에 말해 달라"고 읍소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소통이 어긋나면 말을 옮기면서 뜻이 달라질(lost in translation) 위험이 특히 큰 만큼, 우리 친구와 이웃들에게 누가 환영받지 못하고 누가 환영받는지 알려주도록 서로 협력하자"고 이 단체는 "거의 애원"했다는 것.
미국 여행업계는 이미 2000년대 초 10년간 '잃어버린 10년'을 겪었다. 2001년 9.11테러 공격에 따른 입국 규제조치들로 미국 입국 여행객이 급락했다. 이어 조지 W. 부시 대통령의 외교정책에 대한 전 세계적 반감과 2007년 금융위기에 따른 대경기침체기로 인해, 전 세계적으로 외국 여행객이 늘어나는 동안 미국 여행업계는 한파를 맞았었다.
트럼프 대통령의 언사와 해외에서의 비호감으로 인해 올해 미국 입국 국제 여행객은 430만 명이 줄어들 것이라는 게 관광시장조사 업체 투어리즘 이코노믹스의 전망이다.
USTA의 최고경영자 로저 다우는 아직 9.11 테러 공격 후만큼 외국으로부터 입국 여행객이 줄지는 않을 것으로 보지만 최대 4%까지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 때는 2006년부터 2015년 사이 미국 입국 외국 여행객이 5천100만 명에서 7천800만 명으로 늘었으며, 이에는 오바마 행정부의 상무부가 관광여행업 진흥을 위해 구성했던 '브랜드 유에스에이'라는 해외 대상 마케팅조직이 상당히 기여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로저 다우는 블룸버그 닷컴에 "여행은 아주 미묘한 것이어서 사람들 생각이 중요한 한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브랜드 유에스에이의 최고경영자도 트럼프 대통령의 2차례 걸친 여행제한 시도에서 비롯된 "오해"로 인해 미국의 관광경제가 손해를 보고 있다고 공감했다고 이 매체는 말했다.
yd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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