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가 박근혜 '눈 밖에 난' 3가지 이유…'SNL·광해·변호인'

입력 2017-03-28 17:22   수정 2017-03-29 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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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가 박근혜 '눈 밖에 난' 3가지 이유…'SNL·광해·변호인'

조원동 "이미경 퇴진은 VIP 뜻…정치색 없이 건강한 기업으로 남아야"



(서울=연합뉴스) 이보배 기자 = 검찰은 CJ 그룹이 제작한 TV 프로그램과 영화 'SNL·광해·변호인'을 박근혜 전 대통령이 이미경(59) CJ 부회장에게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라고 요구했던 배경으로 주목하고 있다.

28일 사정 당국에 따르면 검찰 특별수사본부(본부장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는 박 전 대통령의 구속영장 청구서에 박 전 대통령이 이 부회장의 경영 퇴진을 요구하기 전 이 부회장이 2011년 3월부터 CJ E&M을 맡아 내보낸 방송·영화를 설명했다.

박 전 대통령에게 '미운털'이 박힌 것으로 지목된 콘텐츠는 TV 프로그램 '여의도 텔레토비', 영화 '광해, 왕이 된 남자', '변호인'이다.

CJ는 제18대 대통령 선거를 앞둔 2012년 6월 tvN의 코미디 프로그램 'SNL코리아'에서 정치 풍자코너 '여의도 텔레토비'를 방송했다.

어린이 프로그램 '텔레토비'의 캐릭터 '뽀'를 패러디한 '또'는 당시 새누리당 대선 후보였던 박 전 대통령을 상징하는 빨간색 옷을 입고 욕설을 거침없이 날렸다.


CJ는 같은 해 9월 영화 '광해, 왕이 된 남자'를 기획·투자·배급했다. 서민 출신으로 인간적인 모습의 왕에게서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이 오버랩된다는 평이 나왔다.

2013년 7월 CJ는 노 전 대통령을 소재로 한 영화 '변호인' 제작에 투자를 검토하기도 했다.

같은 달 4일 박 전 대통령은 청와대에서 당시 조원동(61·불구속 기소) 전 경제수석비서관에게 "CJ그룹이 걱정된다. 손경식 회장이 대한상의 회장직에서 물러나고, 이미경 부회장은 CJ그룹의 경영에서 물러났으면 좋겠다"고 지시한 것으로 조사됐다.

지시 사흘 전 CJ는 이재현 회장이 1천600억원대 탈세·횡령 등 혐의로 구속되면서 손 회장이 그룹 업무를 총괄하는 등 비상경영 체제에 들어간 상태였다.


조 전 수석은 지시를 받은 다음 날 곧장 중구의 한 호텔에서 손 회장을 만나 "VIP의 뜻이다. 이미경 부회장으로 하여금 경영에서 손을 떼게 하라"고 전했다.

같은 달 말엔 전화로 "(사퇴하지 않으면) 더 큰 일이 벌어진다. 빨리 좀 하시는 게 좋겠다. 수사까지 안 갔으면 좋겠다는 그런"이라며 퇴진을 재촉했다.

또 "CJ가 건강한 기업으로 계속 남았으면 좋겠다는 뜻이다. 어떤 정치색이 없고 그렇게 갔으면 좋겠다는 의견"이라면서 "VIP 말씀을 전하는 것이다. 직접 들었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손 회장이 '청와대 내부의 합의가 있었느냐'고 묻자 조 전 수석은 "컨센서스가 무슨 컨센서스냐. 그냥 쉬라는데. 그 이상 뭐가 더 필요하시냐. 제가 확실하게 전달해드렸다"라며 목소리를 높이기도 한 것으로 파악됐다.

검찰은 박 전 대통령이 조 전 수석과 공모해 CJ 측에 이 부회장의 퇴진을 강요·협박한 것으로 보고 강요미수 혐의를 적용했다.

박 전 대통령 측 유영하 변호사는 지난 6일 박영수 특별검사팀의 수사 결과에 대한 입장 자료를 통해 "CJ그룹에 대해서 어떠한 선입관을 가진 사실이 없다"고 해명했다.

boba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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