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개월간 재활 이끈 LG 트레이닝 코치 "독감에도 마스크 쓰고 훈련"
캠프 합류 전 구속 138㎞…시즌 때는 150㎞ 이상도 가능
"절박한 심정으로 근육 보강 훈련 계속 해야"
(서울=연합뉴스) 장현구 기자 =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 로스앤젤레스 다저스 왼손 투수 류현진(30)의 선발 로테이션 합류 소식에 누구보다 기뻐한 사람이 있다.
류현진이 '괴물의 부활'을 선언할 수 있도록 지난겨울 함께 구슬땀을 흘린 프로야구 LG 트윈스의 김용일(51) 트레이닝 코치다.
야구 국가대표팀이 결성될 때마다 팀의 단골 트레이너로 활약한 김 코치는 한국 야구의 9전 전승 금메달 신화가 탄생한 2008년 베이징올림픽에서 류현진과 처음 만났다.
당시의 인연으로 류현진은 김 코치를 재활 사부로 찾았다. 2015년 왼쪽 어깨를 수술하고 지난해 팔꿈치마저 메스를 댄 류현진은 배수의 진을 치고 김 코치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지난해 11월 3일부터 올해 2월 11일까지 김 코치는 서울 잠실구장의 LG 트레이너실과 일본 오키나와, 미국 애리조나 글렌데일의 다저스 스프링캠프에서 류현진의 재활 훈련을 돕고 결과를 다저스에 그대로 전달했다.
LG 구단은 한국의 대표 투수인 류현진이 재기할 수 있도록 열심히 도우라며 김 코치의 부담을 덜어줬다.
누구보다도 가슴을 졸이며 류현진의 부활을 기도한 김 코치는 그의 선발 로테이션 합류 결정이 난 28일 "이제 류현진이 어깨를 스스로 잘 유지하고 관리하는 일이 중요해졌다"며 한숨을 돌렸다.
대표팀에서 같이 태극마크를 달았다곤 하나 KBO리그 같은 팀에서 한솥밥을 먹지 않은 류현진의 재활을 돕는 건 김 코치에게도 쉽지 않은 결정이었다.
김 코치는 "게다가 메이저리그에서도 2012∼2013년 어깨 수술 후 성공적으로 재활을 마치고 돌아온 선수 사례가 50%를 밑돌았다"며 류현진 재활 도우미는 자신의 명예를 건 도전이었다고 털어놓았다.
김 코치에게 부활을 전적으로 의지한 류현진은 어느 때보다 굳은 각오로 훈련에 임했다.
지난해 12월 어느 날, B형 독감에 걸린 류현진은 병원에서 링거를 맞은 다음 날에도 김 코치와 독감 마스크를 쓰고 재활 훈련에 몰두했다.
류현진은 작년 12월 12일 수건 등을 들고 마치 공을 던지듯 훈련하는 섀도 피칭 훈련을 시작했다. 엿새 뒤 그물에 공을 던지는 넷 스로우(net throw) 연습에 들어갔고 성탄절 다음날인 12월 26일부터 거리와 투구 수를 서서히 늘려가는 단계별 투구 훈련프로그램(ITP)을 소화했다.
김 코치는 "롱 토스로 투구 거리를 55m까지 늘린 뒤 올해 1월 13일부터 하프 피칭을 시작했다"면서 "오키나와 전지훈련 등을 통해 4차례 하프 피칭을 하고 구속을 시속 138㎞(86마일)까지 올렸다는 내용을 다저스 트레이닝 파트에 전달했다"고 소개했다.
류현진이 김 코치를 찾아왔을 때 어깨의 좌우 균형이 맞지 않고 근육의 상태도 좋지 않았다.
그러나 엄청난 훈련으로 류현진은 김 코치와 합동 훈련을 끝낼 무렵 체내 근육량을 52%까지 올리고 근육의 균형도 맞췄다.
김 코치는 "근육량을 3%도 올리기 어려운 상황에서 류현진은 우리 팀 최고인 포수 정상호(50%)를 넘는 근육량을 기록했다"면서 "투수로선 갖출 수 없는 근육까지 단련하고 스프링캠프로 넘어갔다"고 설명했다.
류현진의 진지한 훈련 태도를 보고 "좋은 선수"라고 감탄했다던 김 코치는 "아마도 최고 구속이 지금 시점에서 시속 148㎞까지 나왔기에 다저스 코치진이 류현진을 선발 로테이션에 넣었을 것"이라면서 "정규리그에 들어가면 시속 150∼151㎞까진 찍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다만, 나흘을 쉬고 닷새 만에 등판하는 메이저리그 선발 로테이션상 류현진이 앞으로 맞게 될 한두 차례의 고비를 어떻게 이겨내느냐에 따라 올 시즌 선발 완주가 결정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 코치는 "류현진이 재활 훈련 때 '올해 또 아프면 빅리그에서 관둘 것'이라면서 필사의 각오를 보였다"면서 "수술한 투수가 공을 던지면 근육 등이 소모될 수밖에 없으므로 류현진이 재활 훈련 시작 당시의 절박한 심정을 잊지 말고 근육 보강 훈련으로 몸을 잘 유지·관리하기를 바란다"고 기원했다.
cany9900@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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