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김연숙 기자 = SK하이닉스가 29일 마감하는 일본 도시바의 메모리 반도체 사업 인수 예비 입찰전에 참여하기로 방침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28일 업계와 외신에 따르면 도시바는 29일 메모리 사업 1차 입찰 제안서를 마감한다.
SK하이닉스는 일본의 재무적 투자자(FI)들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입찰에 참여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재무적 부담을 해소하는 동시에 반도체 기술 유출을 우려하는 일본 정부의 우려를 불식할 수 있는 우회 방안으로 풀이된다.
2조엔 이상으로 치솟은 도시바 반도체 부문의 몸값을 단독으로 감당하기에는 무리가 있기 때문이다. 일본 내에서는 반도체 기술 유출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높은 상황이다.
외신을 중심으로 대만 훙하이그룹이 SK하이닉스와 손을 잡고 도시바 인수전에 참여한다는 관측도 제기됐으나, 실제 SK하이닉스에 훙하이의 제안은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현지 언론들은 일본 정부가 자국 산업을 보호한다는 명분으로 중국과 대만 업체를 인수 후보군에서 배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보도한 바 있다. 정부 관계자 등을 인용해 인수 업체로 미국 기업을 선호한다는 이야기가 전해지기도 했다.
해외 원전사업으로 막대한 손실을 본 도시바는 애초 메모리 반도체 사업을 분사하고 신설법인의 지분 19.9%를 매각하겠다며 지난달 초 입찰을 진행했다. 그러나 해외 원전의 추가 부실이 드러나자 메모리 반도체 사업을 아예 통째로 팔 수 있다며 입장을 바꿨다.
100% 매각 방침으로 바뀌면서 판은 더 커졌다. 3조 원가량이던 입찰 규모는 20조 원대로 뛰었다. 참여 업체로는 SK하이닉스를 비롯해 웨스턴 디지털(WD), 마이크론, 훙하이, TSMC, 칭화유니그룹 등 10여 곳이 거론된다.
낸드 플래시 부문에서 도시바는 세계 2위 업체다. D램에 비해 낸드 부문에서 열악한 SK하이닉스가 도시바의 기술력을 얻는다면 시장 지위를 높일 수 있다.
SK하이닉스는 올해 D램 투자는 작년보다 줄이고 낸드 투자는 늘리기로 하는 등 낸드 기반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도시바는 30일 임시주주총회를 열어 메모리 사업 분사를 정식 결의한다. 우선협상 대상자는 6월께 선정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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