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에 수배전단서 본 치매노인을 퇴근길 버스에서 발견

입력 2017-03-28 22:09   수정 2017-03-29 17:17

낮에 수배전단서 본 치매노인을 퇴근길 버스에서 발견

(부산=연합뉴스) 민영규 기자 = 지난 16일 오후 6시 45분께 부산 서구 충무동교차로에서 신호대기 중인 161번 시내버스.

부산 서부경찰서 교통안전계에 근무하는 서원기(29) 순경이 맨 앞자리에 앉아있었다.

수배 전단에서 본 치매 노인 단번에 알아본 경찰관[부산경찰청 제공=연합뉴스][https://youtu.be/sroSW-4MLSY]


민원인 전화를 받느라 평소보다 30여 분 늦게 퇴근해 집으로 가는 버스에 탄 지 10분가량 지났을 때다.

2015년 7월 교통직으로 특채된 경찰관답게 서 순경은 신호체계가 적절한지 확인하느라 차창 밖을 살피고 있었다.

그 순간 신호가 바뀌고 차량이 출발하려는데도 천천히 횡단보도를 건너는 한 노인이 눈에 들어왔다.

서 순경은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급히 스마트폰을 들여다봤다. 이날 오후 2시 30분께 동료 경찰관들의 네이버 밴드에 게시된 수배 전단에서 봤던 미귀가 치매노인의 모습이 떠올랐기 때문이다.




스마트폰을 확인한 서 순경은 벌떡 일어나 노인을 자세히 본 뒤 곧바로 버스에서 내렸다.

고동색 모자를 쓰고 노란색 점퍼를 입은 채 쇼핑백을 들고 있는 모습이 수배 전단에 올라온 치매환자 A(79) 씨의 인상착의와 정확하게 일치해서다.





서 순경은 곧바로 A씨를 근처 충무지구대로 안내했고, 신원 확인 절차를 거쳐 A 씨를 아내에게 무사히 인계했다.

눈썰미를 발휘한 서 순경 덕분에 A 씨는 실종 5시간여 만에 아내의 품으로 돌아갈 수 있었다.

A씨는 이날 오후 2시께 서 순경에게 발견된 곳으로부터 500m가량 떨어진 한 약국에서 아내가 약을 받는 사이 사라졌다.

서 순경은 28일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A 씨가 처음에 다른 이름을 말해 잠시 긴가민가하기도 했지만 인상착의가 수배 전단과 같아서 지구대로 모셨다"면서 "할아버지가 빨리 가족을 찾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youngkyu@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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