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김영현 기자 = 침몰과 회생의 갈림길에 선 대우조선해양의 정성립 사장이 29일 자신의 급여 100%를 반납하겠다며 직원에게도 고통분담에 동참해달라고 호소했다.
정 사장은 이날 사내 방송을 통해 "지금은 어두운 터널에서 빠져나와 희망으로 나아갈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며 "우리 모두 사생결단의 각오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 사장은 "대주주와 채권단이 우리에게 요구하는 것은 자구계획의 철저한 이행과 추가 고통분담"이라며 "여기에는 무쟁의·무분규 지속, 전 직원 임금 10% 반납을 포함한 총액 인건비 25% 감축 등이 포함된다"고 덧붙였다.
이어 "임직원에게 추가 고통분담을 간청하기에 앞서 저부터 급여 전액을 반납도록 하겠다"며 "하루속히 이러한 상황이 종결되기를 바라며 우리 함께 고통분담에 나설 것을 다시 한 번 부탁드린다"고 밝혔다.
앞서 채권단과 금융당국은 지난 23일 대우조선에 신규자금 2조9천억원을 추가 투입하기로 결정하면서 전체 구성원 인건비 총액을 전년 대비 25% 줄이라고 요구한 바 있다.
이에 대우조선은 생산직과 사무직 전 직원을 대상으로 올해 임금의 10%를 반납하도록 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작년 하반기 임금의 10~15%를 반납한 사무직과 달리 생산직은 그간 임금 반납 없이 특근 일수 감축, 연월차 소진 등을 통해 인건비 축소에 동참해 왔다.
임금 반납은 회사와 노조가 합의해야 실행할 수 있으므로 회사로서는 특히 생산직 근로자의 동의가 절실한 상황이다.
정 사장은 "외부에서는 우리를 혈세 먹는 하마라고 한다"며 "대주주와 채권단이 계획하고 있는 추가 지원의 전제조건은 우리 자신을 포함한 모든 이해관계자의 손실부담"이라고 밝혔다.
또 "추가 지원의 전제조건을 만족시키지 못하면 채권단은 즉시 P플랜을 추진하겠다고 발표했다"며 "P플랜이 추진되면 보다 강제적이고 강도 높은 구조조정이 실행되며 건조 계약 취소 등 회사의 생존 여부를 알 수 없는 상황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지금 우리가 맞고 있는 위기상황은 4조2천억원을 지원받은 2015년과는 다른 면이 있다"며 "2015년에는 회사 자체의 부실이 문제였다면 지금은 단기적인 유동성 문제"라고 덧붙였다.
그는 "외부 이해관계자의 손실 분담을 요청하기에 앞서 국민은 우리가 어떤 결단을 내리는지 주시하고 있다"며 "이 고비만 넘기고 우리가 이미 약속한 자구계획을 성실히 이행한다면 우리 회사는 흑자 전환해 규모는 작아지지만 단단한 회사로 재탄생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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