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문세력 권력분점 고리로 '통합연대' 시동
'플랫폼 구축 후 주자들 탑승' 로드맵 논의 관측
홍석현도 '비문 연대' 몸실은 듯…"개인 반대하는 연대 안 맞아"
(서울=연합뉴스) 홍지인 박수윤 기자 = 김종인 전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 대표와 정운찬 전 국무총리, 홍 석현 전 중앙일보·JTBC 회장이 29일 전격 회동을 했다.
이들은 '통합정부·공동정부·화합정부'을 고리로 플랫폼을 구축, 주자들이 여기에 순차적으로 올라타 단일화를 모색하는 단계적 로드맵 가동에 나선 모양새다.
'문재인 대세론'으로 기운 대선판을 흔들 수 있는 마지막 변수인 비문연대의 향배가 주목된다.
특히 홍 전 회장도 비문연대에 합류한 흐름이어서 조기대선 국면에서 구체적으로 어떤 역할론을 자임할지에 정치권 안팎의 시선이 쏠린다.
세 사람은 이날 오전 서울 시내 한 호텔에서 만나 조찬 회동을 했다.
김 전 대표는 회동 후 기자들과 만나 "평소 만나던 분들이니까 만나서 한 번 얘기해 본 것"이라며 밝힌 뒤, 본인의 출마 등 문제에 대해선 "일절 그런 문제에 대해 얘기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정 전 총리는 기자들에게 "우리나라가 이래 갖곤 안 되겠다, 좀 더 잘 만들기 위해선 정치구도, 지형이 어떻게 됐으면 좋겠다는 얘기를 나눴다"며 "화합과 통합으로 가야 한다. 통합정부·공동정부·화합정부를 하는 것에 대해서 한 번 얘기해 봤다"고 말했다.
정 전 총리는 "반문(반문재인) 연대라기보다는 나라를 걱정하는 가운데서 경제민주화·동반성장·공정성장 등 같은 가치를 추구하는 사람들이 모여서 나라 걱정을 한 것"이라며 "대체적인 말씀만 나눴지 구체적으로 어떻게 하자고는 안 했다. 출마 같은 얘기는 안 했다"고 말했다.
이들은 다만 '비문연대'라는 표현에는 선을 그으며 '통합연대'라는 점을 부각하며 외연 넓히기에 나서고 있다. 일단 플랫폼을 만드는 것으로 신호탄을 쏘아올린 뒤 '선(先)자강론'에 무게를 둔 바른정당 유승민 대선후보와 국민의당 안철수 전 대표 등의 합류를 견인한다는 구상인 셈이다.
김 전 대표는 대권 도전 결심을 굳히고 다음 주께 대선 출마 선언을 할 것으로 알려졌으며, 정 전 총리도 출마 선언 이후 독자 대선 행보를 걷고 있다.
김 전 대표와 정 전 총리는 지난 23일에도 조찬 회동을 하고 대선 후보 등록일인 내달 15일 전에 비문 후보 단일화의 방향을 결정해야 한다는데 공감대를 형성한 바 있다.
홍 전 회장도 최근 한 강연에서 "대타협의 조건을 만들어내고 싶다"며 대선 정국에서 역할을 할 뜻을 내비친 바 있다는 점에서 향후 행보가 주목된다.
최근 국민의당 박지원 대표, 바른정당 김무성 의원을 잇따라 비공개로 만난 것으로 알려진 홍 전 회장은 최근 가까운 정치권 안팎의 지인들에게 문 전 대표의 집권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을 드러낸 것으로 전해졌다.
한 핵심인사는 "홍 전 회장이 문 전 대표가 대통령이 되는 상황에 우려를 하고 이를 막아보겠다는 생각을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어떤 식으로든 이번 대선판에서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노무현 정부에서 주미대사를 지내기도 했지만, 지금은 정치적 노선을 달리한다는 관측이다.
다만 홍 전 회장은 오후 한 강연회에서 "정치가 산산조각이 났는데 개인에 반대해서 연대하는 것은 맞지 않는다고 생각한다"면서 '비문'이라는 규정에는 선을 그었다.
hanks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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